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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출사표 던진 ‘폴스타’, 테슬라 대항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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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 2 출시…내년 1월 중순부터 온라인 판매 시작
보조금 100% 상한선 진입 여부 등 가격 경쟁력 관건

폴스타 2 ⓒ 폴스타
폴스타 2 ⓒ 폴스타

테슬라 이외 선택권이 많지 않았던 국내 전기차 시장에 메이저 브랜드들이 신차를 쏟아내며 적잖은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특히 내년부터는 신규 브랜드도 치열해지는 경쟁 시장에 진입한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차와는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 폴스타가 그 첫 번째 도전자다.

전동화 전용 모델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폴스타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분위기 타고 조기 진입

지난 21일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국내 브랜드 론칭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서울 한남동에 ‘데스티네이션 서울’ 지점을 오픈하고 한국에서의 사업 전략을 발표한 것.

한국내 신규 브랜드 진출은 2017년 테슬라 이후 처음이며 전기차 전용 브랜드라는 공통점도 갖는다.

시장 불확실성을 감안하고 비교적 서둘러 진출한 경향이 엿보인는 의견도 나온다.

근래 일본 브랜드 퇴각과는 빗대어 볼 수 있는 대목이며, 반면 전동화를 향해가는 최근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하다.

폴스타코리아의 국내 판매 모델은 ‘폴스타 2’를 시작으로 하며, 내달 1월 18일부터 100% 온라인으로만 계약을 받는다.

폴스타 2는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다. 지난 2019년 양산을 시작했고, 해외에서는 순항 중이다.

폴스타코리아는 판매한 차량에 대해서는 5년 또는 10만km의 보증기한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으며 출시 첫해인 2022년 총 일곱 곳의 고객 접점을 확보한다.

2024년까지는 약 500억 원을 투자해 전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마케팅, 홍보 등 모든 부문이 볼보자동차와는 별도로 진행되지만, 서비스 네트워크만은 함께 공유한다. 볼보차는 현재 전국 31 개 서비스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가격은 지역마다 모델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시작 가격이 원화로 약 5500만 원 선이다.

정확한 국내 판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보조금 100% 지원 상한선에 맞춰 출시할 가능성도 크다.

다만, 다른 전기차들과 마찬가지로 옵션이 빠지거나 트림별로 일부 모델 커트라인을 웃도는 경우도 예상해볼 수 있다.

지난 21일 서울 한남동 데스티네이션 서울 지점에서 함종성 폴스타 코리아 대표이사가 폴스타 5로 출시될 프리셉트 콘셉트 카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폴스타코리아
지난 21일 서울 한남동 데스티네이션 서울 지점에서 함종성 폴스타 코리아 대표이사가 폴스타 5로 출시될 프리셉트 콘셉트 카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폴스타코리아

◇ 고성능 DNA  전기차

폴스타라는 브랜드는 지난 2009년 볼보차의 고성능 브랜드로 시작했다.

지금은 지리홀딩스와 볼보차의 합작 회사로 알려져 있다. 탄탄한 자본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볼보의 성장 동력에 힘을 보태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처음 브랜드가 출범할 때에는 볼보 C30을 기반으로 모터스포츠에 참여할 고성능 버전을 만들어 냈다.

당시 컨셉트는 5기통 2500cc 터보차저를 단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451마력을 냈다.

모터스포츠에서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아쉬운 대로 독일 프리미엄 3사처럼 고성능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을 전하는 데는 성공했다.

이후 2012년에 6기통 3000cc 508마력짜리 S60 컨셉트 모델을 연이어 만들어 냈으며, 이듬해 동일한 엔진으로 350마력짜리 S60·V60 폴스타 양산 모델을 내놨다.

전기차 개발을 시작한 것은 2016년 S60과 V60을 기반으로 생산한 폴스타 드라이브-E 모델 바로 직후부터다.

폴스타는 2017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폴스타 1을 시장에 내놨다. 4기통 1969cc 엔진에 전기 모터를 탑재해 시스템 최고출력이 600마력에 달했다.

폴스타가 본격 독립 브랜드로 거듭난 해다.

◇ 선발 투수 ‘폴스타 2’

폴스타 2는 준중형급 패스트백 크로스오버 형태를 띤 모델이다. 일반 세단보다는 키가 살짝 높으며 SUV보다는 낮은 편이다.

볼보차에서 판매하고 V60 크로스 컨트리와도 포지션은 비슷하다.

차체의 크기는 길이 4607mm, 너비 1985mm, 높이 1479mm, 휠베이스 2735mm이다. 볼보의 S60보다 153mm 짧은 길이이며 XC40보다는 182mm가 길다. 실내 공간의 너비를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XC40에 더 가깝다.

전륜 싱글 모터와 전후륜 듀얼 모터 두 가지 모델이 있다.

두 모델 모두 78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는데, 싱글 모터의 경우는 최고출력 231마력, 34.2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제로백은 7.4초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WLTP 기준 539km이다.

듀얼 모터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은 408마력, 67.2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제로백은 4.7초에 이르며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479km에 이른다.

국내 경쟁 모델로는 아이오닉 5를 비롯해 EV6, 테슬라 모델 3와 Y, 벤츠 EQA, 내년 출시를 앞둔 아우디 Q4 e-트론 등이 될 수 있다.

내달 가격이 공개되는 대로 판매량 예측이 가능하다. 

임기말 문 대통령, 이재용과 관계 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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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6대 기업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2021.12.27. bluesoda@newsis.com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 훌륭한 결단 내려주신 기업인들에게 감사”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6대 기업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6대 기업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후 12시 청년희망ON 참여를 통한 일자리 창출 동참에 나서준 6개 기업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 정의선 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포스코 최정우 회장, KT 구현모 회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6대 기업은 앞으로 3년간 청년 일자리 18만여 개를 창출하고 교육훈련과 창업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해줬다”며 “훌륭한 결단을 내려주신 기업인들에게 직접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청년희망ON 프로젝트는 ‘청년특별대책’의 일환이다.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교육·채용하고 정부가 훈련비용 등을 지원하는, 기업 주도의 민관 협력 프로젝트다.

문 대통령은 “인재는 기업의 가장 확실한 투자처”라고 강조한 뒤 급변하고 있는 산업생태계를 언급하며 “사회경제의 변화가 인력의 수요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청년들은 세계 어느 누구보다도 디지털을 잘 활용하는 세대”라며 “정부와 기업이 길을 잘 열어주고 기회를 만들어주면 세계 경제의 변화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글로벌 인재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각 기업 대표들과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에게 “현대차의 전기차가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다수 수상한 것을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넸고 정의선 회장은 이에 대해 “국민들이 전기차를 많이 구매해줬고 그 기반으로 외국에서,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외국의 전기차와 경쟁하려면 기술과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SK 최태원 회장에게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국내 백신이 언제쯤 출시될지 질문했고, 최 회장은 “현재 3상 중으로, 3상을 마치면 전 세계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빠른 기간에 상용화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청년일자리도 불확실성이 크지만 산업에서 백신과 반도체도 불확실성이 큰 분야이며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하므로, 이를 따라가기 위해 더욱 안전망을 갖추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저출생으로 신생아가 40만 명 이하이고, 중국은 대졸자가 500만이 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과 중국이 탐내는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인력 양성의 중요성이 결국 청년희망온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LG그룹 구광모 회장에겐 “LG올레드 TV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성황이라고 들었다”고 했고 구 회장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TV 구매가 늘면서 실적이 늘었다”고 답했다.

구 회장은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업의 가장 중요한 소임은 일자리 창출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미래 첨단 분야에 앞서 투자하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나감으로써 기업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의 상용화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질문에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은 “이전에는 고로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철강을 생산했지만, 수소를 이용하며 새롭게 쇳물을 뽑는 수소환원제철을 연구하고 있고 10월에는 전 세계 철강사들이 모여 서울에서 관련 국제포럼을 열었으며, 2028년부터 데모플랜트를 거쳐 2040년 정도에는 본격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구현모 KT 대표에겐 6G의 연구와 개발 진행 상황에 대해 물었고, 구 대표는 5G, 6G로 이어지는 국내와 해외의 연구 현황과 상용화, 관련 통신장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들이 청년희망온 프로젝트 이전에도 아카데미 형식으로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디지털 분야의 인력 양성을 하고 있지만, 이 프로젝트와 더불어 더욱 고마운 것은 자사나 계열사, 협력사에 필요한 인력을 넘어 다른 기업에 취업하는 인력까지 범용으로 양성해 준 점”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부존자원이 부족한 가운데 인적자원의 힘으로 발전해 온 우리나라가 선도형 경제에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의 길 밖에는 없으며, 엄중해지는 국제질서 속에 기업들 간에 서로 돕고, 필요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해 주고, 기업과 정부가 긴밀하게 협력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임기말 문정부 겨냥 사건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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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바라본 청와대 모습. 청와대 자료사진. DB 일요시사=고성준 기자(joonko1@ilyosisa.co.kr)

문재인정부가 임기 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차기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청와대 권세에 눌려 있던 사건이 조금씩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이 대립할 당시 한참 시끄러웠다가 소리 소문 없이 가라앉은 사건을 다시 조명해봤다.

청와대 ⓒ고성준 기자

▲ 청와대 ⓒ고성준 기자

문재인정부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모인 촛불시민의 지지로 탄생했다. 검찰은 그 연장선상에서 적폐청산의 칼을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검찰은 개혁의 대상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공격과 방어라는 정반대 상황에 놓인 검찰은 문정부 들어 ‘역대급’ 관심을 받았다.

적폐 청산
검찰개혁

문정부 첫 검찰총장인 문무일 전 총장은 2년 임기를 다 채웠다. 1988년 2년 임기제 도입 이후 무사히 퇴임한 8번째 검찰총장이 됐다. 문 전 총장 시기의 검찰은 정부와 크게 대립각을 세우지 않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립과 관련해 반대 의견이 나오긴 했지만 통상적인 수준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검찰총장에 취임한 이후부터 상황이 확 달라졌다. 정확히는 윤 후보가 취임 이후 두 달여 만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에 칼을 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조국 수호’ ‘조국 반대’ 목소리가 강하게 맞부딪쳤다.

이와 동시에 문정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검찰과 정부의 대립구도가 첨예해진 것도 이 무렵부터다.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정부 관련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 줄줄이 자리를 옮겼다. ‘대학살’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당시 검찰 인사의 파장은 상당했다. 

공수처 이첩 사건 지지부진
기소 이후 한참만에야 재판

특히 윤 후보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검사들은 옷을 벗거나 한직으로 밀려나는 등 수모를 겪었다. 여기에 법무부가 검찰 제도를 손보면서 검찰총장은 고립돼갔다. 윤 후보와 추 전 장관의 대립은 ‘전쟁’으로 일컬어질 정도였다.

추 전 장관은 윤 후보를 상대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시도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 연달아 일어난 것이다.

검찰 내부에도 묘한 기류가 흘렀다. 윤 후보의 측근이 밀려난 자리를 친정부 인사가 채우면서 검찰 안에서도 대립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대표적인 인사가 이성윤 서울고검장이다. 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인 이 고검장은 문정부에서만 검찰 요직 빅4(서울중앙지검장,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중 3자리를 차지할 만큼 승승장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고립무원 상태에 빠진 윤 후보는 직무정지-가처분 소송 승소 등의 과정을 거치고 결국 올해 3월 검찰총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후 지난달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단 한 번도 정치를 해본 적 없는 검사 출신의 정치 신인이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8개월.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정치 엘리트 코스를 초고속으로 밟을 수 있었던 원인으로 추 전 장관과 문정부 겨냥 사건 수사를 꼽는다. 추 전 장관과 대립구도를 형성하면서 인지도가 늘어났고, 더 나아가 문정부와 맞서는 구도로 비쳐지면서 지지세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문정부와 관련된 사건에 칼을 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윗선 노린
검찰총장

총선을 앞두고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문정부 관련 사건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이 당시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역대급 승리를 거두면서 문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잦아든 것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와 여당의 기세에 눌렸다는 것.

대표적으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의혹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 수사 의혹 등이 꼽힌다. 청와대 관계자가 연루돼있거나 친정부 검사가 얽혀 있는 등 문정부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사건이다. 

실제 지난 6월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관련 수사팀 검사가 대거 물갈이 됐다.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사건을 수사하던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이 대구지검 형사2부장으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을 수사하던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창원지검 인권보호관으로 이동했다. 

대전지검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평가 의혹 사건을 맡았던 이상현 형사5부장은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옮겼다. 당시 검찰 인사를 두고 문정부 겨냥 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 인사’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에 연루된 이규원 검사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실무 기구인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근무하던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을 재조사하며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중천씨를 6차례 면담한 뒤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검사가 작성한 보고서는 과거사위의 수사 권고에 토대가 됐다. 과거사위는 2013년 김 전 차관에 대한 경찰 수사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고 판단했고,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윤씨와 만나 골프나 식사를 함께했다는 정황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대검찰청 ⓒ고성준 기자

▲ 대검찰청 ⓒ고성준 기자

검찰은 해당 보고서가 상당 부분 허위거나 왜곡·과장됐다고 의심했다. 청와대가 배후에서 정권 실세 연루 의혹이 있던 ‘버닝썬’ 사건을 덮으려는 목적으로 이 검사의 범행을 부추긴 게 아닌지도 들여다본다는 입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이 검사와 수차례 연락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공수처로 이첩된 이후 현재까지 마무리가 안 된 상황이다. 지난 5월과 6월 이 검사를 소환조사하고, 7월 이 전 비서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이후 더 진전되지 않고 있다.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수사 무마 의혹 사건도 수원지검의 이 고검장 기소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이 고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6월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사건 수사를 중단하도록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 역시 공수처가 들고 있다.  

엇박 나는
수사기관

공수처는 수사 무마 의혹보다 공소장 유출 의혹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 5월12일 이 고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튿날 일부 언론에 공소장 내용 일부가 보도되면서 유출 의혹이 불거졌고, 대검 감찰부는 법무부 지시로 즉각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후 7개월 만에 대검 감찰부는 수원지검 수사팀에 연루 정황이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수원지검 수사팀 검사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대검 서버를 압수수색하는 등 반년 넘게 수사를 이어가던 공수처로선 난감한 입장에 처한 것. 두 건 모두 여권에 부담이 되는 수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 수사 의혹은 기소된 지 1년10개월 만에 재판이 시작됐다. 2014~2018년 울산시장을 지낸 김기현 전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송철호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울산경찰청은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당시 김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이던 박모씨를 수사했다. 

검찰은 송병기 당시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해당 첩보를 작성해 청와대에 제보했고, 울산경찰청이 이에 따라 하명수사를 벌였다고 보고 있다. 또 김 원내대표의 주요 공약이던 ‘산재모병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탈락이 선거 한 달 전인 5월에 발표된 점, 송 시장이 문 대통령의 공약인 ‘혁신형 공공병원’을 들고 나온 점 등에 청와대의 입김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월성 원전1호기 ⓒ뉴시스

▲ 월성 원전1호기 ⓒ뉴시스

검찰은 “울산시장 선거는 부정선거의 종합판,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한병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전 청와대 참모를 비롯해 여권 인사들을 기소했다. 

관련자 임기 다 끝날 듯
3개월 남은 대선 영향?

하지만 22개월 만인 지난 11월에야 첫 증인신문이 이뤄지는 등 재판이 늘어지면서 송 시장의 임기가 끝난 이후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원내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정부패 의혹의 중심인 것처럼 보도되면서 제 평판이 극도로 나빠졌다”며 울산경찰청의 수사가 울산시장 낙선에 영향을 끼쳤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월성 원전 경제성 관련 자료를 지우거나 삭제를 지시한 혐의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공무원 3명을 기소한 바 있다. 그 첫 재판이 지난 14일 열린 것.

3명의 공무원이 기소된 지 1년 만이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를 언급한 피의자의 진술이 공개됐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피의자 심문 조사 내용 등을 통해 월성 원전 조기폐쇄 및 즉시 가동중단과 관련해 산자부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될 수 있는 자료 삭제와 정리에 대한 지시가 있었고 실제 이행됐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의자 가운데 1명이 다른 사람과 SNS로 ‘청와대와 장관이 책임져야 할 일인데, 실무자들만 감사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으로 대화한 사실을 밝혔다. 또 검찰은 이들이 삭제한 자료를 모두 공용전자기록물로 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재판은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부당개입 혐의를 받는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정재훈 한수원 사장 사건과도 연관돼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월성 원전 1호기의 조기폐쇄와 즉시 가동중단에 청와대와 정부가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들을 기소했다. 

다음 정부로
넘어간 공?

대선은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왔고, 문 대통령의 임기는 5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일부 사건의 경우 기소가 이뤄지고 1년(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1년10개월(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 수사 의혹) 만에 재판이 시작된 만큼 문 대통령의 임기 내에 결론이 나오기는 요원해 보인다. 
 

‘비호감 대선’ 급부상 선수교체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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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구매한 물품에 몰랐던 하자를 발견한다면, 판매자에게 당당히 반품을 요구할 수 있다. 투표의 경우는 어떨까. 유권자가 뽑아놓은 후보가 마음에 안 든다면? 유권자가 몰랐던 후보의 하자를 나중에야 알게 됐다면, 후보를 반품할 순 없을까. 요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국회사진취재단·고성준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국회사진취재단·고성준 기자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된 지 약 두 달이 흘렀다. 역대급으로 치열했던 경선을 뚫고 올라온 두 후보이기에, 대중은 그들이 본선에서 ‘꽃길’을 걸을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지금 형국은 이때의 예상과는 영 딴판이다. 양 진영에서는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소리만 연일 나오고 있다. 그들은 뭐가 그렇게 죄송해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걸까.

가족 리스크
완주 어렵다?

현재 눈에 가장 많이 띄는 것은 ‘가족 리스크’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경우를 먼저 살펴보면, 아들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16일 한 매체는 이 후보의 아들이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의 장남 이동호씨는 2019~2020년에 걸쳐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한 온라인 포커 사이트에서 약 1400만원 규모의 도박을 했다. 

이씨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도박장을 전전하며 포커와 스포츠 토토 등을 즐겼고, 그럴 때마다 ‘후기 글’이라는 형태로 해당 사이트에 증거를 남겨 놓았다. 사이트에 남겨진 그의 글은 200개 이상이다. 

관련 보도가 쏟아진 후, 이 후보는 포토라인에서 고개를 숙이며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아비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 부모가 잘못한 결과라서, 제가 다 책임져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어 “어떠한 책임이라도 다 지겠다”며 “형사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선택의 여지없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씨는 해당 사이트에 도박 후기 글뿐 아니라 불법 퇴폐업소 후기 글까지 남겼다. 이씨는 사이트에 “너희도 돈 따서 여자 사먹어라” “OO업소는 가지 마라” 등 성매매를 암시하는 다수의 글을 게재했다.

도박 의혹처럼, 성매매 의혹마저 사실로 밝혀지면 이 후보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씨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씨 ⓒ뉴시스

윤 후보의 사정도 매한가지다. 윤 후보는 이 후보와는 달리 자녀가 없지만,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문제가 여러 가지 불거져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건 허위 경력서 논란이다.

김씨는 총 5개의 대학에 구직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제출한 김 씨의 이력서가 윤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김씨의 이력서에 허위 학력, 허위 수상 실적 등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둘 다…역대급 진흙탕 육탄전
속으로 웃는 이낙연·홍준표

김씨가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에는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이라고 적혀 있지만 해당 대회에는 대통령상, 우수상, 특별상 등 모두 세 종류의 상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김건희’ 혹은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이라는 이름은 수상자 명단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다.

게임산업협회 임원 이력도 거짓으로 판명 났다. 김씨는 2007년 수원여대 지원서에 2002~2005년 기획팀의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써놨지만, 게임산업협회는 2004년에 설립됐다. 그가 일했다고 주장하는 2002년과 2003년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은 협회인 것이다.

또, 2004년 협회 설립 당시 함께한 임원 명단에 그의 이름은 빠져 있다.

허위 이력서에 대한 논란이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으나, 국힘 측에서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이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2009년 12월부터 2012 12월까지 차명 계좌 수십 개를 이용해 654억원 상당의 허위 매수 주문을 넣은 ‘주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김씨가 권 회장과 공모해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 3일 권 회장을 기소했고, 김씨에 대한 수사 또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이 후보에게는 아들이, 윤 후보에게는 배우자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대장동 사건’과 ‘고발 사주 의혹’ 등 후보 개개인의 문제도 산재해 있다. 대장동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던 유한기 전 성남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이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해 이 후보의 대장동 수사가 다시금 언론의 주목받는 중이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박성원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박성원 기자

고발 사주에 관련된 손준성과 김웅 등 윤 후보의 측근들은 곧 기소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선후보들에 대한 굵직굵직한 비리 의혹이 연이어 터지는 것을 보고 있는 정계 전문가들은 “이쯤되면 후보를 교체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스멀스멀 주장하고 있다. 

젓가락 
갈 데가…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는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지난 2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과거 총선 등에선 후보를 교체하기도 하고 공천을 취소시키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선이기 때문에 또 이미 후보를 뽑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이런 후보는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이 없고 그냥 덮고 가는 것”이라 주장했다. 대선후보들의 교체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각 당의 극성 지지층들은 보다 직접적인 후보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친문(친 문재인) 성향의 단체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지난 18일 부산 서면의 한 거리에서 이 후보 규탄 집회를 주최 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이런 후보를 뽑아야 하느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원하는 대로 풀영상을 틀어드리겠다”며 이 후보가 형수와 통화하다가 했던 욕설 파일을 통째로 틀었다.

녹음 파일이 전부 재생된 후 당 관계자는 “들으면 으면 들을수록 끔찍한 사람이다. 저런 사람이 대권후보라는 걸 우리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후보를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다.

윤 후보 사퇴에 대한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는데 특히 지난 21일 이후로 한층 더 심해졌다. 각종 비리 의혹과 말실수 등으로 홍역을 앓았음에도 후보 교체를 강하게 요구하지 않던 지지자들이 결국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상임위원장직 사퇴에는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났다.

이날 이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힘 선대위에서 맡고 있는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있었던 조수진 최고의원과의 갈등이 그 이유였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 따르면 전날(20일) 선대위 간부급 회의에서 조 최고의원은 “이 대표의 말을 내가 왜 들어야 하느냐”고 발언했고, 이를 듣고 격분한 이 대표는 책상을 주먹으로 내려치는 등 강경하게 반발했다. 회의장에는 고성이 오갔고, 이후 두 사람은 SNS 등을 통해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고성준 기자

▲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고성준 기자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고 수수방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재감 없는 리더’에 지친 이 대표는 결국 선대위를 박차고 나왔고, 지지자들은 비난의 화살을 윤 후보에게 돌리고 있다. 

국민의힘 게시판에는 지난 22일 오전에만 수백 건의 윤 후보 성토 글이 올라왔다. 대부분 후보 교체에 대한 의견이었다. “아내와 장모 문제에 더해 이제는 리더십에도 문제가 생겼냐”는 의견부터 “대선이 80여일 남았다. 후보 교체도 늦지 않았다” “후보 교체가 곧 정권교체다. 하루빨리 사퇴하라”는 의견까지 국힘 지지자들은 후보 교체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지지자들의 주장처럼 최종 경선을 통과한 대선후보들을 교체하는 것이 당헌 당규상 가능한 일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당 모두 ‘가능’은 하다.

합법적인 
박탈 조건

더불어민주당 당헌 제 12장 ‘공직선거’법 104조(재추천) 1항에는 “공직선거 후보자로 확정된 자의 입후보 등록이 불가능하거나, 당규로 정한 사유가 발생하는 때에는 당규로 정한 절차에 따라 추천을 무효로 하고 재추천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1항에서 말한 ‘당규로 정한 사유’는 민주당 당규 제 30조에 명시된 아홉 가지 경우다. 그중 이 후보에게 적용될만한 사유는 8항 ‘파렴치한 범죄전력자 등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와 9항 ‘공직후보자로 추천되기에 명백히 부적합한 사유가 있는 때’다.

만일, 아들 성매매 논란이 사실로 밝혀지거나 대장동 의혹 중 치명적인 사실이 수사 결과로 입증된다면, 당 지도부는 두 가지 항목을 적용해 이 후보를 최종 대선후보에서 박탈시킬 수 있다.

국민의힘 당헌도 비슷한 맥락이다. 국민의힘 당헌 제5장 74조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자의 선출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당내 선거관리위원회가 심의하고 최고위원회 의결로 후보의 운명을 판가름할 수 있다. 

당규 3절 제20조에 명시된 징계 사유는 총 네 가지인데, 윤 후보에게 적용될만한 것은 1항과 2항이다. 1항에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라 쓰여 있고, 2항에는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라 적혀 있다.

즉, 윤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이나 배우자 김씨의 ‘주가 조작’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국민의힘은 그의 위법행위가 ‘유해한 행위’로 판단할 소지가 있고, 윤 후보의 대선후보 자격을 합법적으로 박탈시킬 수 있다. 

두 후보들의 연이은 사건·사고 소식에 빙그레 웃고 있는 두 인물들이 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다. 이 전 대표와 홍 의원은 지난 경선에서 두 후보에 밀려 2위를 기록한 인물들이다. 만일 두 후보에 대한 교체가 확정된다면, 두 후보가 출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제 20대 대통령선거 최종 후보 등록은 내년 2월13일, 14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대통령선거에 나가려면 적어도 14일 오후 6시까지는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 그전까지 공정한 경선을 다시 진행해 후보를 선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족이 발목’ 까도 까도 깜이 아닌데…
여차하면 출격? 당헌·당규 교체 가능

각 당은 당 지도부가 후보를 선정할 여지가 있는 조항들이 있어, 지난 경선에서 차위를 기록했던 두 인물을 지도부 재량으로 후보로 위촉할 것이다.

이 전 대표와 홍 의원은 오랫동안 정치생활을 했던 인물들이다. 다선 국회의원이기도 하고 각각 지역의 도지사를 역임했던 이력도 있다. 선거 때마다 철저히 검증받았던 후보들이기에 가족 스캔들이나 새로운 비리가 나올 확률은 두 후보보다 현저히 적다.

홍 의원은 지난 21일 청년들과 소통을 위해 만든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대선후보 교체에 대해 처음 언급했다. 그의 지지자가 후보 교체를 요구하자 홍 의원은 “대만 대선에서는 후보 교체를 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글쎄요”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긍정도 부정도 아닌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홍 의원은 경선이 끝난 후 연설에서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확실히 정해지지 않고서는 함부로 대선후보 교체에 대해 의견을 타진하지는 않을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 전 대표는 경선을 불복한 이력이 있다. 경선 직후 그의 지지자들은 민주당 지도부에게 재투표할 것을 요구했으나, 당의 완강한 거부에 밀려 결국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선대위 출범식 후, 약 두 달간 이 후보의 선대위와 거리를 두어오던 이 전 대표는 지난 23일 이 후보를 만났다.

10월 회동 때와는 달리 지난 23일 회동에서는 ‘국가비전 통한위원회’라는 성과물을 내놨다. 민주당 측 인사는 회동 후 백브리핑에서 이재명 ‘원톱’이 아닌 명낙 ‘투톱’으로 갈 것이라 선언했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도와주겠다는 구체적인 플랜은 아직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명분상의 ‘투톱’이 될지, 명낙 콤비의 시너지를 보여줄지는 이 전 대표의 의중에 달려 있다. 후보 교체설이 힘을 받으면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표정 관리

이러나 저러나 유권자 입장에서는 한숨만 나온다. 지금 주어진 선택지 중 가장 나은 줄 알고 뽑아놓은 후보들이 계속해서 실망만 주고 있고, 선택을 하지 않은 인물들의 등판설이 뜬금없이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만일 후보 교체가 현실화돼 이 전 대표와 홍 의원이 대선후보로 실제로 나온다면 유권자 입장에서는 그것 또한 씁쓸한 대선이 될 것이다.

이재명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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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벗고 XX하라’ 메타버스 파고든 10대 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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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게임서 아바타에 성행위 등 요구…법적 보호 어려워,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중학생 A 양(14)은 최근 메타버스(Metaverse)를 기반으로 한 게임에서 한 남성 아바타로부터 성적인 요구를 받았다. 아바타가 착용 중인 아이템을 모두 벗고 자신의 아바타 위에 반복적으로 앉거나 엎드리는 등의 자세를 취하라고 했다. 아바타 간 성행위를 하자는 것이었다. A 양은 영문을 몰랐다.

이는 여성가족부가 2021년 9월 개최한 ‘신종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아동·청소년 성보호 방안 논의’에 소개된 성 관련 피해 사례 가운데 하나다. 온라인 공간의 ‘나’를 대신한 아바타가 실제 사회‧경제 활동을 하는 시대가 다가오는 만큼 가상현실 속 활동에 대한 제도적·윤리적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성년자의 성범죄 피해 예방을 위해 플랫폼 운영사의 자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제페토 홈페이지 이용약관 캡처

특히 가상현실을 일상생활처럼 활용하는 10대들의 경우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에서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가 매우 많았다. 심지어 메타버스에서 만나 채팅을 이어가다 카카오톡 등 좀 더 사적인 메신저로 옮겨 신체 사진이나 음란한 대화를 요구받는 사례도 있었다.

정희진 (사)탁틴내일 팀장은 “최근 자녀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낯선 사람과 대화를 주고받는 광경을 목격했을 때 부모의 대처 방안이나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성교육 상담 문의가 더러 있었다”며 “메타버스는 아동·청소년의 접근성이 높으면서도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약화될 수 있는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관련 문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상현실에서 이뤄지는 교묘한 폭력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할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아바타 간 성행위는 실제 사람 간 성행위가 아니기에 이를 법적으로 처벌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운영사나 가해자가 해외에 있는 경우엔 처벌이 더욱 어렵다. 10대들 사이에서 유행인 로블록스의 본사도 미국에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신민영 법무법인 예현 변호사는 “웹상에서 원격으로 이루어지는 성범죄이기 때문에 피해자는 한국에 있더라도 서비스사나 가해자는 외국에 있을 수 있다”며 “신종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아동·청소년 성범죄 피해가 다양해지는 만큼 현행 법률의 적용에 있어서 그 범위를 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운영사의 자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정 팀장은 “텔레그램, 다크웹을 통한 아동·청소년 성착취처럼 메타버스도 얼마든지 신종 성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며 “사업운영자가 아동 성착취나 그루밍 등이 의심되는 경우 경찰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의무신고제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이용약관(2021년 12월 17일 14시 24분 업데이트)에 따르면 이용자는 수신을 원치 않는 대상에게 메시지나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전송하면 안 된다. ‘음란물’ ‘노출사진 및 미성년자와 관련된 선정적이 내용의 콘텐츠’ 역시 주고받지 말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용자가 이런 피해를 입게 되더라도 운영사는 실질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다. 같은 이용약관의 면책 조항에서는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불쾌하고 선정적이며 모욕적인 자료에 노출될 수 있으며 서비스에 접근하고 이를 이용함으로써 이러한 위험 요소를 받아들이는 것에 동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한편, 아동·청소년의 성착취를 유인·권유하는 온라인 그루밍 행위를 처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021년 12월부터 시행 중이다.

돌아온 그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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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발 ‘전세계 항공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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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연휴, 미국서만 1천700편 취소…연말까지 계속될듯

성탄절 이브인 24일 항공편 취소를 알리는 미국 덴버 국제공항의 전광판
성탄절 이브인 24일 항공편 취소를 알리는 미국 덴버 국제공항의 전광판[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가파른 확산에 따른 전 세계적 항공 대란이 크리스마스연휴에 이어 연말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경제매체 CNBC는 성탄절 뒤 일요일인 26일(현지시간)에도 미국 항공사들이 300편이 넘는 항공편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또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를 보면 이날 취소된 미국 국내선과 미국발(發)·미국행(行) 항공편은 모두 합쳐 989편에 달했다.

CNN은 성탄절 성수기인 24일부터 이날까지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항공편 취소 사태가 빚어지며 6천편이 넘는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미국 국내선과 미국발·미국행 항공편만 약 1천700편이 취소됐다.

이런 대규모 취소 사태는 항공기 파일럿, 승무원 등 항공사 직원들이 오미크론에 걸리거나 감염자와 접촉해 격리 상태에 들어가는 등 일할 수 없게 되면서 인력 부족이 빚어진 탓이다.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미 항공사들은 성탄절 이브인 24일부터 이날까지 대거 항공편을 취소했다.

그 결과 성탄절인 25일 미국의 항공 여행객은 153만여명에 그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보다 약 90만명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성탄절 이브인 24일 미국 뉴욕 K.F.케네디 국제공항에 줄 선 승객들
성탄절 이브인 24일 미국 뉴욕 K.F.케네디 국제공항에 줄 선 승객들[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역의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인원은 153만3천여명으로 2019년 성탄절의 247만여명보다 90만여명 적었다.

앞서 성탄절을 앞둔 지난 22일에는 항공 여행객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23일에는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가장 많은 219만명이 여객기에 올랐지만 항공 대란이 빚어지며 여행객도 급감한 것이다.

최근 몇 달 새 이미 인력 부족으로 운항 차질을 겪은 항공사들은 연휴 성수기에 일하는 직원에게 추가급여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오미크론의 확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저가 항공사인 제트블루는 “많은 기업체나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오미크론 때문에 병가를 내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며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몇 항공편을 취소해야 했고,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전파로 추가 항공편 취소나 지연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전 세계적으로 취소된 항공편은 2천580편이다. 27일에도 799편, 28일에도 173편이 이미 취소됐다.

이처럼 오미크론 확산으로 항공 대란이 빚어지자 미 항공사 경영진들은 최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격리 지침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 대해 격리 기간을 현행 10일에서 5일로 단축해달라는 것이다.

굿스푼 선교회 ‘훈훈한 성탄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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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전합니다”

굿스푼 선교회 애난데일 성탄절 행사

굿스푼 선교회(대표 김재억 목사)가 25일(토) 애난데일 메시야장로교회 주차장에서 라티노 도시빈민들을 위한 성탄절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오전 9시 버지니아장로교회 강세훈 목사의 설교를 조영길 선교사가 동시통역하면서 시작됐다. 성탄절 당일임에도 그리스도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나선 봉사자들의 여러 섬김의 손길이 분주하게 이어졌다.  
강 목사는 “성탄의 아침,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사랑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면서 “작은 섬김이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놀라운 사랑의 기적이 라티노 이웃들에게 전해져 이 어려운 때를 잘 이겨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간이 진료소를 설치해 수년째 라티노 도시빈민들의 건강 검진을 해 오고 있는 김영관 내과의는 “크리스마스 최고의 선물로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의 사랑나눔 행사에서는 300여명의 라티노 도시빈민들에게 굿스푼 선교회가 준비한 무료급식 점심 도시락과 빵, 과일, 야채, 생선, 고기,  컵라면이 담긴 푸드뱅크, 겨울용 점퍼, 담요, 방역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을 배부했다. 또한 라티노 어린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파티를 위해 함석호, 조영길 선교사가 산타로 분장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번 라티노 도시빈민을 위한 성탄절 행사에는 버지니아장로교회(강세훈 목사)에서 5천달러, 휄로십 교회(김대영 목사)와 열린문 교회(김용훈 목사)에서 각 1천달러를 후원했으며 지구촌 교회(담임 임광)가 1천3백달러 상당의 어린이 선물을 전달했다. 또한 낙스빌UMC 교회(김영민 목사)가 5백달러 규모의 그로서리 기프트 카드를 비롯해 백인 성도들이 봉사자로 참여해 힘을 보탰다.


특별히 이번 성탄행사에는 저스틴 김(11학년) 학생과 친구들이 도시빈민 돕기 후원금 마련을 위한 성탄 카드를 제작, 판매해 1천2백달러 수익금 전액을 굿스푼에 기부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굿스푼 선교회(대표 김재억 목사)가 25일(토) 애난데일 메시야장로교회 주차장에서 라티노 도시빈민들을 위한 성탄절 행사를 개최했다.
굿스푼 선교회(대표 김재억 목사)가 25일(토) 애난데일 메시야장로교회 주차장에서 라티노 도시빈민들을 위한 성탄절 행사를 개최했다.

굿스푼 선교회(대표 김재억 목사)가 25일(토) 애난데일 메시야장로교회 주차장에서 라티노 도시빈민들을 위한 성탄절 행사를 개최했다.장두석 목사(열린문 교회)는 폐회기도를 통해 라티노 형제, 자매들이 이민의 땅, 타국에서 주님과 동행하며 믿음으로 승리하는 가정이 되도록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기도했다.  

최정선 이사장은 “정성과 사랑으로 협력하는 모든 한인 교회들과 숨은 후원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참여 단체 및 교회 봉사자들로는 굿스푼 최정선 이사장, 진순세 이사, 김진이 이사, 닥터 김영관 내과의, 버지니아장로교회, 열린문교회, 지구촌교회, 와싱턴한인교회, 낙스빌UMC 교회 등에서 한인 봉사자 35명과 백인 봉사자 8명이 함께했다.  

미국 코로나 감염 하루 확진자 20만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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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일 새 2배로…백신 미접종자 많은 미성년 환자 크게 늘어

미국 뉴욕시가 배포하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받으려는 사람들
미국 뉴욕시가 배포하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받으려는 사람들[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거의 1년 만에 다시 20만명을 넘어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주 전보다 69% 증가한 20만1천330명이었다고 26일 집계했다.

NYT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을 돌파한 것은 올해 1월 19일(20만1천953명) 이후 1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미 지난여름 확산 때의 정점(16만4천374명)은 훌쩍 넘어섰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운 추운 겨울철을 맞아 델타 변이에 더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까지 가세하면서 미국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이달 14일만 해도 하루 평균 확진자는 11만8천여명이었는데 불과 10여 일 만에 거의 두 배로 불었다.

이런 상승세가 지속되면 올해 1월 세워진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최대 규모 기록인 25만1천232명도 머지않아 경신될 전망이다.

미국에선 오미크론 감염자가 초기에 발견된 북동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코로나 검사가 진행중인 워싱턴DC 검사소
코로나 검사가 진행중인 워싱턴DC 검사소[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에선 2주 새 신규 확진자가 80% 이상 증가했고, 수도인 워싱턴DC에서는 이달 초와 견줘 3배가 넘는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남부의 플로리다주에서도 이달 초 약 1천300명이었던 하루 확진자가 5천명 수준으로 올라섰다.

오미크론은 미국에서도 전광석화처럼 지배력을 확장하며 순식간에 우세종으로 떠올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달 4일까지만 해도 델타 변이의 비중이 99.3%, 오미크론 변이는 0.7%에 그쳤으나 이달 18일에는 델타가 26.6%, 오미크론이 73.2%로 역전됐다. 일부 지역에선 오미크론 감염자 비중이 90%를 훌쩍 넘어섰다.

확진자가 늘면서 후행 지표인 입원 환자와 사망자도 상승하고 있다.

25일 기준 7일간의 하루 평균 입원 환자는 2주 전보다 9% 높아지며 7만명(7만950명)을 넘겼고, 하루 평균 사망자도 4% 늘어난 1천345명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최근 미국에선 미성년자 감염자가 크게 늘고 있어 새로운 우려를 낳고 있다.

뉴욕에선 어린이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지난 5일 이후 4배로 증가했고, 이 가운데 약 절반이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없는 5세 미만 아동이었다.

미국소아과학회(AAP)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18세 미만 어린이·청소년 확진자가 1주일 전보다 17만명 증가했다.

AAP는 18세 미만 감염자가 ‘극도로 많다’며 북동부와 중서부에서는 연일 18세 미만 확진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미크론 확산을 먼저 겪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유럽 국가들의 데이터를 보면 오미크론이 번져도 입원 환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예일 의학대학원의 연구자 아키코 이와사키는 “미국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리라고 가정할 수 없다”며 “각각의 지역은 저마다의 인구 구성과 의료 체계 접근성, 백신 접종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서 무상 배포되는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미국서 무상 배포되는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AP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