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엄마, 독수리 엄마’ 가고
강남 문화 소비에 경제력까지 갖춘 엄마 등장
조기유학 자녀 왔다가 골프-쇼핑에 ‘자유부인‘
한국 남성접대부 불러들이고 현지 가정 파탄내기도
한국 강남엄마들이 가장 많이 산다는 오렌지카운티에 ‘알바트로스 엄마’가 출현해 때아닌 경계령이 내려졌다. 풀러턴 인근 G교회, 어바인의 B교회에서도 불륜사건이 발생해 이른바 구역모임에서 쉬쉬하며 단속에 나서고 있다. 여기서 ‘알바트로스 엄마’는 골프장에서 골프 잘 치는 엄마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한국에서 코로나로 개점휴업상태에 있는 단골 남성접대부를 미국으로 부를 수 있고 한국에 있는 남편의 불륜 행각을 캐내 재산을 강제 분할받는 신종 수법을 구사하는 최정점의 불륜녀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평일 낮에도 티칭 프로를 불러 운동을 겸한 유희로 몸을 풀다가 그것도 모자라, 한국에서 단골 호스트를 미국으로 불러 들여 밀회를 갖는 등 현지 가정이 파괴되는 등 한인사회에 때아닌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내가 잘못한 행동이긴 하지만, 너무 전문가 냄새가 나고 아이들도 걱정이 돼 미국에 급하게 오게됐다. 주변 지인들로부터 와이프에 대한 얘기를 듣고 너무 황당했다.”
본지에 제보한 K씨는 부인으로부터 이혼 소송장을 받고 황급히 미국을 방문한 경우. 그가 내민 두툼한 서류 봉투에는 그동안 한국에서 본인이 방문한 룸싸롱 출입 내역과 외도했던 여인의 사진이 있었다. 울먹거리는 K씨는 미국에 온 아내가 티칭 프로와 눈이 맞아 동거 상태라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게 되었다고 했다. 한국에서 본인의 외도로 이혼소송이 발생할 경우 코스닥 상장사 대표인 그는 재산분할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그보다 자식의 앞날을 준비하기 위해 시작한 조기 유학이 이렇게 비극으로 막을 내려야 하는지 K씨는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을 받은 듯 전화 통화에서 계속 흐느꼈다.
이처럼 자식 유학을 보내면서 함께 보낸 부인이 갑자기 이혼을 요구하면서 재산 분할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한국 기러기 아빠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일부 여성들은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나 티칭 프로 등과 함께 소위 눈이 맞아 바람이 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한국 남편의 외도 꼬투리를 잡아 이혼을 요구하면서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었다. 이미 한국에서 부동산 해외 투자 열풍으로 매입한 부동산 명의를 자신의 것으로 해 놓은 경우에는 더 쉽게 이혼이 빈번해 진다는 것이 LA이혼 전문변호사의 전언이다.
오렌지카운티 인근의 프라이빗 골프장에서 잘나가는 티칭 프로라면 열 명 정도의 기러기 엄마는 잘 관리하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빈 말이 아님을 보여줬다. 지난달 28일 오전 10시경, 취재 기자가 찾은 오렌지카운티의 한 골프클럽. 이곳 주차장에는 벤츠, 포르쉐 SUV등 최고급 승용차들이 멈춰섰다.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모두 미모의 한국 여성들. 한 눈에 띄는 패션스타일로 누가봐도 현지 출신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미국인 골프장 직원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낸다. 한국어 인사는 그들이 그만큼 자주 온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지 한인 여성들 중 아주 성공한 경우가 아니면, 이처럼 평일에 골프장을 찾는 여성은 드물다. 주말이 아닌 평일 오전에 골프장을 찾는 모습은 미국 여성들도 보기 힘들다.
제보자에 알려준 대로 남자 골프코치까지 대동한 이들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며 라운딩에 나섰다. 이들이 소유한 골프채는 최신형으로 하나 가격만해도 수천달러를 호가하는 것들이었다. 주말에 아이들에게 시달린 듯한 푸념과 함께 본국에 있는 남편으로부터 온 전화 등 온갖 잡담을 늘어놓으며 따스한 햇살아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본국에 남겨진 기러기 아빠들은 대부분은 개인 사업을 하고 있거나 대기업에 근무하는 경우였고, 이들 모두가 풀러턴, 애나하임 힐스, 어바인, 뉴포트비치 등 비교적 학군이 좋은 고급 주택가에 100만 달러가 넘는 호화저택이나 고급 콘도에 살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긴 이들은 아이들 하교 시간이 다가와도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이들 학부형들은 대부분의 자식들이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었으며 이들이 각출해 고용한 도우미를 고용해 등교는 물론이고 하교 후, 인근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집으로 귀가하도록 운전기사 노릇을 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귀가하는 시간은 대략 6-7시로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그들만의 자유시간이었던 셈이다. 그동안 극히 일부이지만 ‘기러기 엄마’들의 탈선은 교민사회의 적지 않은 문제가 돼왔다. 남편과 떨어져 지낸다는 외로움이 쉽게 유혹에 빠지게 했다. 또 부족한 영어 실력이 아이들을 돌보는 외에 사회생활을 막고, 그 탓에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미국 교포들과 만나 걷잡을 수 없는 길을 걷게 한 경우가 많았다.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LA나 오렌지카운티 등의 경우 한국사회와 달리 교포들의 수상한 행적은 금방 소문이 났다. 기러기 엄마와 현지 교포와의 불륜으로 교포 부부가 이혼까지 간 경우도 자주 생기기도 한다. 지난해 연말에 풀러턴 인근 G교회, 어바인의 B교회에서도 불륜사건이 발생해 이른바 구역모임에서 쉬쉬하며 단속에 나선 것도 그 중심에는 기러기 엄마들이 있었다. 하지만 경제력과 문화적 교양을 갖춘 ‘알바트로스 엄마’는 맹숭맹숭한 미국 문화에 자라왔던 1.5세, 2세 남편들에게는 치명적인 매력을 주는 여인들이다. 이들 엄마들이 미국에서 정착과정에서 순차적으로 부딪히는 사람들은 학원이나 학교 관계자 및 브로커, 부동산/자동차/보험 브로커, 골프 프로 등의 순이다.
아이들 입시 정보는 학원에서 들을 수 있지만 미국에서 사람을 만나려는 신앙생활을 하지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교회를 가야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이런 목적으로 종교 생활을 하다보니 교회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처사. 최근에 ‘알바트로스 엄마’와 불륜사건이 발생한 유모씨는 평소 잉꼬부부의 남편으로 소문났다. 평생 와이프 밖에 모르던 전형적인 1.5세 남편인 유씨는 한국서 온 ‘알바트로스 엄마’의 지적 수준, 화려한 언변에 푹 빠져 유씨가 이혼을 불사하겠다고 나서 가족은 물론 주변 지인들이 나서서 말리고 있는 상태다.
예전에는 교포사회에서 ‘기러기 엄마’, ‘독수리 엄마’들이 화제가 되었으나 이번에는 경제적 신분이 더 높아진 신종 부류들이 현지에서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예가 이런 경우다. 조기유학 자녀들에 동반해 외국생활을 하는 엄마를 현지에서는 세 분류로 나눠진다. 남편이나 본인의 경제력에 따른 분류이다.
1년에 한두 번 한국에 다녀올 수 있는 엄마는 ‘기러기 엄마’이고, ‘독수리 엄마’는 언제든지 미국에 올 수 있는 부유층을 말한다. 한국에서 생활비만 보내오는 남편을 빗대 자조적인 표현으로 ‘펭귄 남편’이라고 부른다. ‘알바트로스 엄마’는 ‘독수리 엄마’보다 더 높은 신분으로 강남문화를 소비하는 최상류층이다.
‘알바트로스 엄마’란 용어 정리: 알바트로스는 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쳐서 넣은 경우로 홀인원보다 드물게 나온다. ‘알바트로스 엄마’는 기러기 엄마, 독수리 엄마에 이어 나온 최정점의 경제력을 가진 엄마를 뜻한다. 남편이나 본인의 경제력에 따른 세가지 분류는 다음과 같다. ‘기러기 엄마’는 1년에 한두 번 한국에 다녀올 수 있는 엄마, ‘독수리 엄마’는 언제든지 미국에 올 수 있는 부유층 엄마를 가리킨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 생활비만 보내오는 남편을 빗대 자조적인 표현으로 ‘펭귄 남편’이라고 부른다. ‘알바트로스 엄마’는 ‘독수리 엄마’보다 더 풍부한 경제력으로 최고급 강남문화를 소비하는 최상류층 엄마를 가리킨다. |
그런데 한 수 더 떠서 경제력이 막강한 ‘알바트로스 엄마’들의 경우 교포사회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엄마는 예전처럼 LA지역 라캬냐다, 라크라센터나 오렌지카운티의 풀러턴, 어바인 등의 전형적인 인기 학군에서 벗어난 주거지를 택하고 있는 것도 특징. 아이들이 다닐 학군은 학원에서 소개해준 주소지를 활용하되 본인은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곳을 택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에서는 뉴포트비치, 라구나비치, 팔로스버디스 등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도우미를 고용해 등-하교와 학원 나들이를 뒷바라지하게 하고 자신들은 골프 외에 미용실이나 쇼핑센터에서 소일하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얽매이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이성과의 만남도 갖게 되고 그 정도가 심해져 본국의 남편에게 이혼과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경우다. 앞서 한국서 방문한 K모씨가 이렇게 이혼당한 케이스다.
오렌지카운티의 고급미용실에서 일하는 종업원 A씨는 ”한국의 남성 접대부들이 미국으로 건너와서 머리를 해준 적이 있다. 여기 엄마들이 비행기 왕복 티켓을 보내와 오게됐다고 자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이 필드 트립을 가거나 캠핑을 갈 시점과 묘하게 맞아있다. 이들 접대부들은 주로 낮에는 골프장을 소일하고 쇼핑몰에 같이 가는 등 누가보면 미국을 방문한 남동생처럼 보인다고 했다.
어바인의 최 모 학원장은 “대부분의 기러기 엄마들이 낯선 땅에서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해 고생하고 있다. 다만 일부 엄마들의 일탈이 문제”라며 확대에 경계를 표시했다.
이런 탈선적 생활하고 있는 ‘알바트로스 엄마’들과 달리 대조적으로 성실히 생활하는 기러기 엄마들이 많다고 했다. 취재 도중 자리 건너편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입국한지 2년째된 한 아이의 학부형은 일부 기러기 엄마들의 보도가 마치 오도된 것처럼 보여 속상하다고 했다.
직접 아이들 등하교 시간에 맞춰 생활하고 경제적 수준에 맞게 생활하는 정모 씨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씨는 “자식의 앞날을 위해 먼 이국 땅에 와서 그게 무슨 짓거린지 이해 할 수 없다”고 언성을 높이며 “외롭고 힘들지 않은 것이 어디 있냐면서 본국 언론 보도로 엉뚱하게 남편으로부터 잘 하고 있냐는 의심석인 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들처럼 비싼 차량이나 주택까지 소유는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대학까지 졸업하고 정착을 원한다면 아이들을 위해 남겨주고 싶은 재산”이라고 전하며 “뭇 남성과 바람나서 집 팔아 타향살이 인생을 보여준 부모가 과연 자식들에게 무슨 본보기가 되겠냐”고 혀를 차기도 했다. 최모 원장은 “대다수 학부형들은 낮 시간 영어 수업을 듣거나 소일거리를 찾기도 하는 등 자기개발에 신경쓰고 있다”면서 “일부 몰지각한 학부형들로 인한 기러기 엄마들을 바라보는 오도된 시선이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해 일부에 국한된 ‘알바트로스 엄마’들로 인한 피해가 더 이상 속출되어서는 안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리디아 정 기자
/전 라디오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