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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에서 변호사, 지역사회운동가를 거치며 정계에 데뷔했다는 스토리텔링, 높은 공약 이행률은 강점이다. 단, 도덕성 논란은 위협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이재명은 ‘흙수저 출신’ 정치인으로, 인권 변호사를 거쳐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대선 후보까지 차근차근 올라와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 후보의 강점과 약점, 주요 정책을 살펴봤다.
정치인이 된 소년공
1964년 12월 22일 경상북도 안동 시골 마을에서 7남매의 다섯째로 태어난 이재명 후보는 초등학교 졸업 후 가세가 기울면서 경기 성남으로 이주해 중학교 진학 대신 상대원공단에서 소년 노동자로 일했다. 이 후보는 작업반장이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해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통과한 뒤 중앙대학교 법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졸업과 동시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다가 성남시립의료원 건립 운동을 계기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2006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정동영 대통령 후보 비서실 수석부실장으로 활동하다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당선됐고 재선에도 성공했다. 청년배당, 무상 공공 산후조리원, 무상교복 등의 복지 정책 추진으로 명성을 쌓으며 보편복지 분야의 대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를 통해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이 후보는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증폭하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 진료소를 제안하고, 위축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민 1인당 10만원씩 경기도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결정해 국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후보는 2021년 7월 1일 대통령 선거 출마의 뜻을 밝히며 경기도지사직을 내려놨다.
가려운 곳 긁는 통쾌한 화법…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난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높은 공약 이행률로 실무 능력이 있고 추진력이 강하다고 평가받는다. 당시 이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꾸준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남시 의료원을 건립했고, 다양한 복지사업 시행에 성공했다. 이는 이 후보의 명확하고 통쾌한 화법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애매모호한 기존 정치인의 화법과 달리 직설적인 화법은 이 후보가 전국구급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이 후보의 과감한 정책 제시는 늘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꾸준히 강조했던 기본소득을 통한 경제 활성화와 기본주택 도입은 실현 가능성, 재원 마련 방법, 경제적 득실 등 공약으로서의 핵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핵심 공약은 ‘기본 시리즈’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으로 설명되는 ‘기본 시리즈’는 이 후보의 핵심 공약이다.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은 2023년부터 연간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 지급을 시작해, 임기 중 청년 200만원, 전 국민 100만원으로 확대하는 게 주요 골자다.
공약대로라면 2023년부터 20조원의 재원이 필요한다. 최종 목표인 청년 200만원, 전 국민 100만원을 지급하려면 1년에 60조원이 투입돼야 한다. 이 후보는 재원 마련 방법으로 ▲재정 개혁과 예산 절감, 우선순위 조정으로 연 25조원 이상 마련 ▲조세 감면액을 순차 축소해 25조원 이상 마련 ▲국토보유세·탄소세 도입을 제시했다. 토지세의 일종인 국토보유세와 탄소세를 부과해 재원을 확충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화폐를 뿌려 조세 저항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기본주택은 임기 내 주택 250만 호를 공급하되 최소 100만 호를 기본주택으로 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기본주택이란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건설 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역세권에서 30년 이상 거주 가능한 공공주택을 의미한다. 기본금융은 최대 1,000만원을 우대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이자율을 붙여 최대 20년에 달하는 장기간 동안 빌려준다는 내용이다. 신용등급이 낮아 대부업체에서 비싼 이자를 내고 돈을 빌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
또 500만~1,000만원 한도에서 일반 예금금리보다 높은 이자율을 붙여주는 기본저축 제도도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혜택은 크지만 금융권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 보증이라 상환 걱정은 없지만 연체 때문에 은행권이나 국가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가계부채 총량 관리 강화와도 상충되는 공약이기도 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본 시리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대규모 증세를 피할 수 없어 결국 국민 부담이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후보는 그동안 기본 시리즈의 실효성과 재원 마련의 현실성 등을 비판하는 세력에 강하게 반박해왔다. 하지만 최근 스스로 “국민 의사에 반해 강행하지 않겠다”며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을 보여 공약 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재명 후보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을 골자로 한 ‘기본 시리즈’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리스크는 도덕성 논란
가장 큰 리스크는 도덕성 논란이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꾸준히 따라다녔다. 검사 사칭 의혹과 음주 운전 등 전과 4범에 이르기 때문. 또 대선 출마 선언 후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도덕성 논란이 한층 더 거세졌다. 이 후보는 성남판교대장도시개발사업의 방식을 민간 개발 방식에서 공공·민간 공동사업으로 바꿔, 5,503억원을 성남시에 환수한 바 있다. 그러나 환수액을 제외한 나머지 개발 사업 이익금 중 상당액은 개인이 지분을 100% 소유한 화천대유자산관리에 돌아가 문제가 됐다.
이 후보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다. 만약 화천대유의 존재를 알았다면 비리에 연루된 것이고, 몰랐다면 능력 부족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가족 리스크가 불거졌다.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현재 직원이 5명인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장남 이 모 씨가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고 알려진 것. 이 씨는 미국에 서버를 둔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인 A사이트에 불법 도박 경험을 담은 글 200여 개를 작성했으며, 온라인 포커 머니 구매·판매 글을 100건 넘게 올렸다. 또 이 씨가 A사이트에 마사지 업소 후기를 올려 성매매 의혹도 제기되면서 이 후보의 가족 리스크는 더욱 커졌다.
이 후보는 “카드 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며 “형사처벌 사유가 된다면 선택의 여지 없이 책임져야 한다. 어떤 책임이라도 지겠다”고 빠른 인정과 사과를 택해 논란에 정면 돌파했다. 그러나 성매매 의혹에 관해선 “아들에게 확인했는데 성매매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며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가 된 입장에서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재명(58세, 더불어민주당)
1964 안동 출생
1986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중앙대학교 법학 학사
1989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
2010 경기도 성남시 시장
2012 민주통합당 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 의장
2014~2018 경기도 성남시 시장
2018~2021 경기도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