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 검찰총장 정치권 직행 야당 후보로
정계입문 최단기 대선 당선
‘검찰 중립성 훼손’ ‘정치보복 논란’
처 김건희 주가조작•타이거월드 강탈 사건
동해전기 황하영사장 등 측근 비리 막아야
대한민국 최초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나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정치권
입문 이후 가장 단기간 내에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검찰총장의 정치권 직행,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경험 부족이나 각종 의혹 등의 한계를 정권교체 열망이 덮은
셈이다. ‘닥치고 정권교체’란 말이 현실화됐다.
문재인 정권 검찰총장, 야당 후보로 정계 입문
윤 후보는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의혹 관련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전직 대통령과
정부인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수사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에 오른 뒤 적폐청산 수사를 지휘했고,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에 대한
수사도 진행했다. 2019년 7월 검찰총장으로 임명됐지만 같은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로 현 정권과 대립하기 시작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청와대 관련 수사도 시작했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임기를 142일 남긴 지난해 3월4일 사퇴한 뒤 118일간 잠행하다
지난해 6월29일 정치참여를 선언했다. 약 한달간 제3지대에 있었지만 7월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고 경쟁후보 홍준표 의원을 제치며 11월5일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이력과 주가조작 의혹,
연이은 실언과 약자 차별 발언, 정책 이해 부족 등을 보였지만 선거운동 기간 내내 과반이
넘는 정권교체 여론에 힘입어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비전 제시 없었지만 정권교체 대세론
윤 후보가 본격 정치행보에 나선 뒤 보수매체에선 “반사체를 넘어 발광체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가 검찰에 있을 때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는 이미지로 유력 대권후보가
됐을지 모르지만 실제 후보가 되면 민주당 후보와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정책과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입당과 선거대책본부 등의 조력으로 공약의 형식은 갖췄지만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모습을 자주 보였고 자신을 대표할 공약이나 한국사회에 대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그리진 못했다. TV토론에서도 비전제시보다 네거티브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슬로건 역시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으로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 덕에 대선에 출마했음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보수진영 내 지지율 1위를
유지하면서 정권교체 열망을 끝까지 담아내는 역할을 했다. 조국사태 등에서 나타난 현
정권의 ‘내로남불’ 태도와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의 영향이 정권교체에
결정적이었다고 풀이된다.
- 검찰 중립성, 정치보복 논란 과제로
검찰총장이 임기 중 사퇴해 야당 후보로 대선에 나섰기 때문에 검찰의 중립성
훼손은 과제로 남게 됐다. 앞으로 검찰이 정치권을 수사할 경우 여야 어느 쪽에서도 이를
적극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실제 검찰 인사들도 이를 발판으로 또
정계에 입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 다수 검찰총장이 청와대와 각을 세우거나 검찰개혁 관련 조직 내부 반발 등을
이유로 논란에 휘말렸고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윤 후보처럼 이를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해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는 없었다. 또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 현재 검찰 내부에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검찰 인사 때마다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자연스레 문재인 정권 인사나 이재명 민주당 후보 관련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거운동 기간 이미 윤 후보의 발언으로 정치보복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에 실제 수사에 돌입할 경우 이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 기간 내내 검찰 수사
때마다 민주당은 정치보복이란 주장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2. 특수부 검사 득세하는 세상 막아야
대한민국은 검찰 공화국이나 다름없다. 특히 특수부 검사가 갖고 있는 권한이
너무 막대하기 때문이다. 특수부 검사들은 자신들과 가까우면 상대를 없던 죄도
만들고, 자신들과 가깝지 않으면 있던 죄도 없앤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검찰 개혁이 전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것도 이런 검사들의 막강한
권한에 대해 온 국민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 중에서 특수부 검사들이 누린
권한과 위세는 그야말로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표적
특수부 출신 검사로 온갖 권력과 특혜를 누려왔던 인물이다. 본인은 사법정의
수호자처럼 얘기하지만 최재경과 이인규 등 그와 함께 특수부 생활을 했던
인사들은 숱한 의혹을 받아도 한 번도 사법 처벌을 받지 않았다.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문재인 정권에서 숨죽였던 검찰이 다시 한 번 득세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견제기관이었던 고위공직자수사처의 날개는 꺾일 것이 불 보듯 뻔할
것이고, 검사들의 세상이 또 다시 도래할 것이다.
- 김건희 등 처가 비리 “방패막 없애야”
김건희로 대표되는 처가 의혹은 윤 후보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동안
장모가 구속되고 김건희씨의 논문표절과 허위경력 의혹이 계속해서
흘러나왔음에도 결국 대선 판세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주가조작 가담 의혹은 이전까지의 의혹과는 다르게 큰 파장이 일
수 있다. 현재 김 씨는 BMW의 한국 딜러인 도이치모터스와 이 업체 및 그 자회사
주식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거래를 벌이는 과정에서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녀가 대표로 있는 회사 코바나콘텐츠가 대기업 후원을 받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현재 이 사건은 과거
특수부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2부에서 수사하고 있는데, 벌써 수개월 째
감감무소식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해야하는 상황에서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씨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아무래도 이 사건
수사가 갖고 있는 정치적 무게감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석열 후보에게 동해전기산업 황하영 사장으로 대표되는 검사 시절에
쌓아왔던 비선 실세가 존재한다. 황하영의 아들이 대선기간 내내 윤석열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다. 윤 후보는 초임검사시절 강릉에서 근무하며 황 사장을
알고 지냈는데, 두 사람은 이후 25년을 가까이에서 지내며 윤 후보가 형님으로
모시고 있다. 이미 캠프 내에서는 황 사장의 이런 행동들이 상당히 문제가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된 이상 측근 비리가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4. 타이거월드 강탈 사건 풀어야
윤 당선인이 고향이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충청권 대권주자로 거론되었던 이유는
바로 부친의 고향 때문이다. 그래서 윤석열 당선인의 종친회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서울 출신인 그가 스스로 충청 출신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부친이 충남
논산 출신이고 이곳에 파평 윤씨 집성촌이 있었기 때문이다.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은 충남 공주 출신의 경영자다. 그는 공주 출신 인사들의 모임 회장을
맡으면서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그는 이 모임에서 정운찬 전 총리 등을
알았는데, 당시 만나게 된 인물에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도 있었다. 윤
명예교수는 공주 출신으로 윤석열 당선인의 부친이다.윤 총장은 지연으로 윤석금
회장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게다가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 때문에도
친분이 쌓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교롭게도 윤 총장이 검찰 요직에 있을 때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은 두 번에 걸쳐 수사를 받게 된다. 하나는 2019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이고 다른 하나는 2012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이다.
두 사건은 연관되어 있다. 경기도 부천의 웅진플레이도시라는 복합레저시설 관련
웅진그룹이 중소기업의 재산을 강탈했다는 의혹이 바로 그것이다. 타이거월드의
경영권이 한 중소사업가에서 웅진 측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런 의혹이
불거지면서 원래 시행을 했던 측은 부도 과정에서 있었던 일과 관련해 총 두 차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 번은 2012년이며 다른 한 번은 2018년이다.
타이거월드는 2018년 10월 서울중앙지검에 웅진 윤석금 회장과 하나금융그룹
김승유 회장을 고소했지만 검찰은 2019년 7월 25일 이 사건을 불기소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하지도 않은 채 급하게 사건을 마무리했는데
바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에 지명되며 총장 취임을
불과 며칠 앞두고서였다. 타이거월드 측은 2012년에도 웅진그룹 관련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의뢰했는데 당시 사건은 특수부에 배당이 됐다가 돌고 돌아 결국
1년 뒤 중앙지검 금조부에서 사건을 맡아 윤 회장을 불구속기소하는데 그쳤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바로 윤석열 검찰총장이었고, 이후 윤 회장을
불구속기소했던 검사 역시 윤 총장과 가까웠던 이원석 부장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사건 관련해서 윤 회장은 구속되지도 않았고, 이후에는 불기소처분까지 받았다.
검찰총장의 방패막이 있다는 이유로 제대로 수사되지 않은 이유는 나중에라도
밝혀져야 할 것이다.
5. 점쟁이 말 듣고 국정 운영 말아야
대선 TV 토론회 도중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손바닥에 왕(王)자를 그리고
나온 것에 대한 논란이 확대된 바 있다. 특히 ‘아파트 할머니가 그려줬다’
‘손가락만 씻어서 안 지워졌다’ ‘여자들이 점 보러 다닌다’는 그의 황당무계한
해명이 논란을 더 키웠다. 무엇보다 자신은 전혀 역술인 같은 사람은 만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윤 후보는 검사를 그만두려거나, 검찰총장직을
그만두려 했지만 그 때마다 수십 년 간 알고 지낸 역술인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고
이 역술인이 “기다리면 더 큰 기회가 온다”는 말로 그의 사퇴를 만류했다. 이
역술인은 윤 전 총장의 부친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잠실과 신천 일대에 적을 두고
활동하는 고령의 철학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술인은 부인 김건희 씨는
물론이고 윤 전 총장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황하영 동해전기사장과 황 사장의
지인이자 모 갤러리대표 이 씨와 두루 아는 사이로 윤 전 총장의 검사 생활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윤 당선인은 무속과 관련된 부정적인 시선을 피하기 위해 교회 출석도 하는 등의
퍼포먼스를 보인 바 있다. 윤 당선인이 앞으로 펼쳐나갈 국정운영에는 이런
무속인의 헛된 조언들이 영향을 미치지 않고 탕평책에 기반한 인사 등용으로
대한민국을 앞으로 전진하는 국가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여소야대 정국, 국민의힘 인물난도 과제
한편 정권교체를 성사했더라도 국회는 여전히 민주당이 과반을 확보하고 있어
국정운영을 두고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선거기간 보여준 이재명 후보나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난 수위, 단일화 상대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후보에 대한 태도 등을 볼
때 대화와 협상, 관용 등의 태도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자칫 여소야대
국면에서 진영갈등이 극대화할 우려도 나온다.
윤석열 이후 국민의힘도 문제다. 대선을 1년 이상 앞둔 시점부터 국민의힘은 차기 대선
후보감을 찾지 못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보수진영 내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다 문재인 정권의 현직 검찰총장이 진영 내 지지율 1위로 올라섰기에 한동안
당내에서 대중적인 대선주자급 정치인을 찾기 어려울 거란 평가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