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똑같은 ‘복마전’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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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 아메리카 vs. 윤호석  

미주 영업망을 빼앗고 ‘토사구팽’시킨 한국 대기업의 횡포인가? 아니면 코웨이 인력을 빼돌려 기업에 피해를 준 내부자의 배신인가? 윤호석 전 코웨이 법인장이 쿠쿠아메리카와 계약을 맺었다가 법정에서 맞붙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영업망 셋업후 토사구팽 당해”  
2000년대초 백세주 사건 판박이일까?
“쿠쿠는 윤씨 사기계약 피해 당사자”
현지 영업망 미끼 내부자의 배신일까?

코웨이 미주법인장 출신 윤호석 전 법인장이 이번엔 쿠쿠 아메리카와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 본국내 대기업들의 횡포가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돈벌이에 혈안이 된 쿠쿠 측이 현지 미주판매망을 강제로 뺏은 것인지, 아니면 코웨이 전직 법인장의 농간에 쿠쿠가 놀아난 것인지 이번 소송은 결과를 알 수 없는 복마전 양상을 띠고 있다. 

윤호석(영어명 에릭 윤)과 Caresys, Inc는  쿠쿠 전자 미국법인과 이원준 법인장 등을 상대로 지난해 3월 29일 à계약 파기 à임금 미지급 à공정거래 묵시적 계약위반 à고의적 허위 진술, à 사기공모 à수탁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쿠쿠전자 미국법인 및 쿠쿠렌탈 미국 법인은 같은 해 6월 25일 에릭 윤 전 법인장을 상대로 계약 사기사건으로 맞소송을 제기했다. 

윤씨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윤씨가 LA에  2016년에 정수기와 가전제품을 판매, 임대, 설치하기 위해 설립한 Caresys, inc를 설립했다. 밥솥 제조사로 알려진 쿠쿠아메리카법인과 홈시스를 정수기와 관련된 판매, 임대, 설치를 돕는 조건으로 임금과  미주 법인의 지분 20%을 받는 조건으로 하고, 본인 회사 케어시스 직원들의 근무 시간의 50%를  활용해 쿠쿠측의 영업망을 확대한 것으로 계약했다. 이 계약은 2019년 9월부터 시작됐고, 영업망이 구축되고 나자 쿠쿠는 차일피일 임금 지급도 늦게 하고 수익 배분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윤씨의 주장이다. 

윤 전 법인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쿠쿠 아메리카가 미국 영업망 구축을 위해 자신에게 제시한 수익 지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이를 요구하자 결국 해고했다”며 소송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쿠쿠 아메리카 측은 소장에서 쿠쿠측이 윤 전 법인장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윤호석 변호사인 제이 정 변호사와 쿠쿠 아메리카 측 케런 정 변호사에 각각 이와 관련한 진술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현재 진행중인 법적 케이스라 변호사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코멘트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호석은 웅진코웨이 미주법인장에서 그만두게 되자 자신을 따르는 마케팅 인력을 데리고 Caresys, inc 회사를 차렸다. 그 이후에는 쿠쿠 아메리카 측에 미주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갖게 되자 윤호석에게 접근을 했고, 윤씨는 케어시스의 인력을 활용해 영업망 확장을 돕겠다는 계약을 한 것이다.

한편 이번 사건이 2000년대 초반 LA한인사회에서 발생했던 국순당 사건의 복사판이 아닌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순당은 미주 총판을 KM머천트사와 계약을 했으니 미주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자 미주 국순당 본사를 설립해 KM머천트와의 총판권을 빼앗은 사건이다. KM 머천트는 지난 98년부터 미주에 백세주를 알리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지만 결국 한국 국순당에 이용만 당했다며 국순당이 설립한 미주 지사 백세주 USA를 상대로 지난 2005년 7월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었다. 결국 이 사건으로 법정으로 가게 되었다. KM머천트사는 국순당이 비밀리에 미주 본사(백세주 USA)를 설립한 것은 불법이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최모 지사장은 KM머천트측에서 일하고 있으면서 KM머천트의 영업망을 빼내갔다고 주장했다. KM은 백세주의 유통망 초기 선점의 이유는 바로 KM측의 공이었다고 강조했다.

 당시 KM은 거래처 무단도용으로 인해 360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으며, 그동안 백세주의 미국 시장 내 판매활로를 마련하기 위해 광고비용 등 로비활동으로 노력한 것을 손쉽게 가로채려는 것은 동포기업에 대한 본국 기업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당시 7백여 개 요식업체들은 국순당이 LA기존 총판 회사였던 KM머천트와의 계약을 파기한 것과 관련, 국순당이 LA동포들의 권익을 무시했다며 KM 머천트를 지원했다. 그런 와중에 국순당은 일방적으로 미 전역에 백세주 공급을 중단시켰다가 비난이 일자 공급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한인사회 여론이 악화됐다. 

백세주 미주 총판권을 둘러싼 법정분쟁에서 법원은 한국 국순당은 LA 현지 주류전문 수입업체 KM 머천트에 16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백세주 소송은 단순한 기업간의 판매권 분쟁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약자일수 밖에 없었던 LA 현지 기업과 한국 기업간의 전반적인 문제가 쟁점이었단 점에서 본보기가 되었다. KM 머천트 이건만 사장은 재판 승소후에 현지 기업을 통해 시장을 개척한 뒤 지사 설립으로 이익을 독점하려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경종을 울린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백세주 소송이 단지 기업과 기업간의 판권 분쟁이 넘어 상대적으로 약자 입장인 LA 현지 기업과 한국 대기업간의 관계가 쟁점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중요한 선례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백세주 소송과 윤호석 전 법인장의 소송건은 전혀 다른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윤 전 법인장은 코웨이 미주법인장 시절에도 별도의 회사를 차려 정수기 설치 등의 부가 서비스를 해 논란을 빚었고, 최근에는 케어시스(CARESYS)를 통해 코웨이 안마제품을 유통한 적이 있어 논란을 빚었다. 지난 2월경 중앙일보 등 일간지에 케어시스는 코웨이 안마체어 광고에 케어시스 판매망 연락처를 적혀 있었고 본지 기자가 확인차 연락하자 즉각 광고를 교체하고 코웨이 연락처만 기입된 광고를 쓰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코웨이가 한국 본사의 경영권이 바뀌는 틈을 타서 미주 법인장 출신끼리 해먹자는 모종의 딜(?)이 있은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윤씨가 세운 CARESYS는 수소수 생성기 제품과 헬스케어 제품, 안마의자 제품 등을 취급하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은 중국에서 원가 1500달러에 들여오는 안마제품을 한인들에게 7~8천불, 고가제품은 1만불대까지 파는 등 바가지를 씌워 한인 사회를 혼탁하게 하고 있다. 쿠쿠와 코웨이, 그리고 이 혼탁한 법정 소송에서 사건의 주범이 미꾸라지처럼 처신한 전 미주 법인장인지, 아니면 백세주처럼 현지 영업망을 날로 먹으려는 대기업의 갑질 정책이 문제였는지 깊이 들여다 봐야할 것이다.

<다음에 계속>

피터 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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