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자동차 존 이 회장, 죽어서도 눈을 못 감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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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고차를 사려고 한인타운 올림픽가의 에덴자동차를 방문한 김모씨는 벽에 붙어 있는 사진과 광고를 보고 깜짝 놀랐다.

2년 전에 사망했던 존 리 회장의 사진이 곳곳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신문에 나온 부고기사도 본 기억이 났다.

그런데 사무실 뿐 아니라, 오늘도 한인 주요일간지에는 에덴자동차 존 리 회장의 얼굴이 버젓이 광고 문구와 함께 등장하고 있었다.

김씨는 주변 지인에게 확인해보니, 존 이 회장의 장례식까지 잘 치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광고에는 마치 이 회장의 생전 모습이 등장하고 있어 “존 리 회장이 죽어서도 눈을 못 감네… 제갈량도 아니고”라며 김씨는 혀를 찼다.

중국 삼국지에 보면 “죽은 제갈량이 중달을 물리치다”는 일화가 있다. 제갈량은 촉한의 뛰어난 책략가로, 여러 차례 북벌을 시도했지만 마지막 북벌에서 병으로 죽게 된다. 그러나 그의 사후에도 부하들은 제갈량이 죽었다는 사실을 숨기고 그가 살아 있는 것처럼 위장해 병사들의 사기를 유지했다. 이때 위나라의 장군 사마의(사마중달)는 제갈량의 명성을 두려워해 군대를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나중에 제갈량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 사마의는 “죽은 제갈량이 살아 있는 나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사망한지 2년이 지났는데도 버젓이 등장하는 존 이 회장의 광고. 죽은 사람도 살아있다고 이 회사의 광고에는 1위 양심업소, 카맥스보다 500불 더 드린다,  최특가 매입이라는 문구에 신빙성이 가질 않는다. 

한인타운에서 40년 동안 자동차 브로커로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온 에덴자동차그룹의 존 리 회장은 한인 중고차업체의 산 역사였다. 1982년 LA 한인타운 크렌셔 블러바드와 66가에 ‘에덴 자동차 오토세일’ 간판을 내걸고 직원 5명으로 출발하며 한때는 캘리포니아와 유타에 5개의 브랜치를 낼 정도로 확장했다.

그러다 중고차 시장의 하락에 퇴조로 인해 어려움을 겪다 조직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더욱 알찬 서비스를 다짐하며 2022년 7월에 64세라는 나이로 별세했다. 특히 에덴자동차는 강점으로 보여왔던 중고차 매매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베테랑 인력을 영입해 역량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으나, 이 회장의 사망으로 인해 동력을 상실했다.

존 이 회장 생전 사진.

팩트 체크를 위해 2022년 7월 12일에 나온 부음 기사를 인용한다:

[부음] 에덴자동차그룹 존 리 회장

에덴자동차그룹 회장 존 리씨가 지난 7월 7일 오전 6시 별세했다. 향년 64세. 장례식은 오늘(12일) 오후 6시 한국장의사(2045 W. Washington Bl. LA)에서 열린다. 연락처 (213)321-****

그렇다면 존 리 회장이 사망한 지 2년이 지난 뒤에도 광고에서 그의 사진을 지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덴자동차의 직원에 따르면, 이 회장의 미망인 킴벌리 이 사장은 회계만 관리했을 뿐, 자동차 세일즈 및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중고 자동차 업계 특성상 특정 세일즈맨을 메인으로 광고하면 수수료 퍼센티지가 올라가고, 나중에 직원들이 인지도를 높여 다른 회사를 차리면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타운에서는 존 이 회장이 중고차로 워낙 알려진 모델이어서 생사 여부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썼을 수도 있다. 하늘을 가리는 알팍한 상술이다. 

존 리 회장은 생전에도 중고 자동차 업계에서 다양한 평가를 받았다. 그는 중고차 시장의 불모지에서 규모 있는 업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코리아타운 주민의회 등에 참여하면서 한인 주민의 권익을 도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대부분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생전 존 이 회장과 킴벌리 이 실장의 다정한 모습.

이 회장은 주재원, 유학생, 이민자들이 급한 사정으로 차를 팔아야 하는 약점을 이용해 턱없이 낮은 금액으로 매수하고 마진을 크게 붙여 파는 데 능숙했다. 또한 경매에서 사고 차량이나 침수 차량 등을 헐값에 들여와 판매한 후,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인해 LA 지역에서 중고차 하면 사기꾼을 떠올리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신입 판매원이 입사하면 이러한 사기 수법을 고스란히 가르치고, 신용이 나쁜 고객의 약점을 이용해 고리의 융자와 수수료 등을 부가하는 다양한 방법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게 번 이익을 세일즈맨들과 나누는 것도 아니었다. 철저하게 회사에서 챙기고 쥐꼬리만한 인센티브만 지급하여 에덴자동차를 수많은 세일즈맨들이 거쳐가게 만들었다. 고객에게 차를 팔면 1루타, 덤떼기를 많이 씌울 수록 2루타, 3루타. 그리고 홈런은 어수룩한 신규 이민자나 고령자를 상대로 제대로 ‘사기’를 쳤을 때 사용하던 중고차 업계의 은어도 이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덴을 나온 전직 세일즈맨들은 과거 존 리 회장의 악랄한 사기 수법을 배워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수법을 사용하며 창업했다가 망하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이제 킴벌리 이 사장이 에덴자동차 홍보물에서 존 이 회장의 사진을 언제쯤 내릴지 궁금해진다. 살아서 남의 돈을 갈취한 자는 죽어서도 영면하지 못하는 것일까? 오늘도 일간지에 실린 에덴자동차의 광고 하나가 어떤 설교보다도 깊은 삶에 대한 성찰의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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