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탐사보도 <6>
법 잘아는 행장이 이사장 겸임이라 가능한 시나리오
“실적좋을 때, 부정적 여론 확산전 밀어부치자” 강행
‘역시’. 제왕적 은행장이 발빠르게 임기를 연장했다. 행장과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뱅크오브호프의 케빈 김 행장은임기를 5년으로 전격적으로 연장했다. 그 이후엔 2년을 더 연장할 수 있어, 케빈 김 행장이 사실 71세까지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다. 본지 보도에 의해 케빈 김 행장의 실체가 드러나고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위기의식을 느낀 김 행장은 코로나 이후 은행 실적이 좋을 때, 서둘러 임기 연장안을 이사회를 통해 전광석화처럼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이후 연방정부 지원 역대급 실적 호재
“이때 아니면 기회없다” 최장 7년까지 연임
자사주 매입하며 주주들에게 환심
이사회는 역시 거수기에 불과 드러나
“5년 더 기다려” 고배마신 고석화 “씁쓸”
피터 고 대관식”5년 뒤 연기” 또는 무산될수도
은행의 지주사 호프뱅콥이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내용은 한마디로 케빈 김 행장 임기 연장을 위한 토털 패키지 안이었다. 3월 28일자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케빈 김 행장의 행장 임기를 2027년 3월 31일까지 5년 연장했다. 특히 2017년의 고용 계약 조건과 유사하게 5년 임기 후 양측(이사회와 김 행장)이 재계약과 관련 이견이 없으면 자동으로 1년씩 연장된다. 2029년 3월 31일 이후에는 연장이 불가하다. 따라서 김 행장은 앞으로 최장 7년간 더뱅크오브호프를 이끌 수 있게 됐다. ‘꼼수의 달인’인 김 행장은 이번 임기연장처럼 임기 종료 전에 이사회를 소집해언제든지 연임불가 조항을 바꿀 수 있기에 사실상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있을 수 있는 장기집권의 토대가 마련됐다.
이미 총컴펜세이션 규모가 300만 달러에 달하는 케빈 김 행장은 이번에도 은행장 임기 연장에 발맞춰 연봉 패키지를 다양하게 업그레이드 했다.
우선, 기본급은 105만 달러로 2017년 계약 당시 기본 연봉이 84만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25%가 올랐다. 성과에 따른 현금 보너스는 연봉의 100%. 스톡옵션 패키지도 화려하다. 기본급여의 150%에 해당하는 지분 인센티브 보상안으로 50%는 서비스 기반, 다른 50%는 성과 기반 조건을 충족하면 받을 수 있다.
간단히 요약하자만 정상적으로 업무 수행을 했을 경우 총컴펜세이션 규모는 한해 350만달러까지 받을수 있다. 지난해 연봉 패키지보다 약 50만달러 이상 높아진 것이다.
유급 휴가도 기존의 4주에서 2주가 더 많은 6주로 늘었다. 신규 차량 및 운행비는 물론이고, 소셜 클럽가입도 명시했다. 한인 골퍼들이 선호하는 ‘윌셔 컨트리 클럽’을 가입하는 조건을 명시했으며, 행장을 위한 의료서비스는 ‘시더스 사이나이’병원 등으로 아주 한줄 한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본지가 지난 호에서 보도했듯이 지난 3월 16일 주식 종가로 따져 보유중인 주식 가치만 해도 이미 천만장자에 반열에 오른 케빈 김 행장은 스톡옵션 패키지 통해 재산 축척과 자리 보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양새다.
케빈 김 행장 위한 ‘특별한 패키지’
“윌셔컨트리클럽 멤버십 달라”
병원은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
현금 보너스는 기본연봉 100%
스톡옵션 포함 350만불선 패키지
이런 의도는 이번에 제출한 폼 8-k에서는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섹션 13조 2항에는 “이사회에서 임기중 특별한 이유없이 행장직에서 내쫓더라도 베네핏은 그대로 받겠다”거나 섹션 13조 3항에는 “특별한 이유없이 행장 교체할경우, 기본 연봉의 2년반치(약 260만 달러) 지급” 등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 BBCN과 합병 당시, 케빈 김 행장의 임기가 5년만 하고 끝낼 줄 알았던 고석화 명예이사장은 또다른 일격을 맞았다. 본인이 뱅크오브호프 합병 당시 꿈꿨던 설계도와는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진 것이다. 케빈 김 행장이 7년까지 임기를 연장해 무려 뱅크오브호프를 장기 집권하면서 내년 초로 예상했던 피터 고 수석전무의 대관식은 연기되게 되었다. 그리고 향후 미래도 기약할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해지게 됐다. 벌써부터 케빈 김 행장의 아들이 금융 수업을 받고 은행으로 영입될 거라는 소문도 무성해지고 있다.
한편, 케빈 김 행장의 장기 연임 소식에 일부 직원들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강압적인 한국 문화가 지속되지 않을까, 직원 수는 적은데 가중되고 있는 업무는 더많아지는 게 아닐까, 행장 연봉은 50만불 가량수직인상된 ‘350만불 플러스 알파’인데 정작 직원들의 급여는 항상 제자리 걸음일까, 벌써부터 불만이터져나오고 있다.
김 행장이 친히 챙기는 LPGA 골프대회 동원령에 뱅크오브호프 일반 직원들의 몸과 마음은 가뜩이나무겁기만 하다.
<다음 호에 계속>
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