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후보들이 13일 제주에서 첫 번째 표심 잡기에 돌입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는 당내 공천권을 거머쥐기 위한 후보들 간 치열한 공방전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제주퍼시픽호텔에서 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등 당 대표 후보,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총출동해 표심 공략에 나섰다.
당 대표 후보로는 처음 단상에 오른 안철수 후보는 “제주는 우리 미래를 상징하는 곳, 미래 관광 농업 모빌리티 신재생 에너지를 선도하는 곳, 전통을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성장을 준비하는 곳”이라며 “저는 정치를 하는 동안 미래를 상징하는 제주를 찾을 때면 항상 정치 혁신과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 말해 왔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하지만 “민주당은 2004년 총선 이래로 거의 20년간 제주 의석을 모두 독식해 왔다”며 “당이 새롭게 성장하려면 제주 같은 어려운 곳에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치러지는 총선과 관련해선 “당 혁신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 수도권 험지보다 어렵더라도 기쁘게 출마하겠다”면서 “제주에서 20년 만에 총선 승리 만들어 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저는 경선 승리만을 위해서 출마한 게 아니다. 총선에서 한 표라도 더 가져올 후보, 계파 없이 공정하게 공천 관리할 후보, 도덕성 헌신성 전문성을 인정받은 후보는 안철수”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를 놓고 ”대선 후보 단일화를 통해서 0.73% 기적의 승리로 정권 교체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 이제 저는 건강한 보수주의자로서 국민의힘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고 했다.
이준석 키드로 불리는 천아람 후보는 “저는 과거로 퇴행하는 뒷걸음질 치는 국민의 힘을 다시 앞으로 미래로 이끄는 당 대표가 되겠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 정치를 망치는 간신배들은 더 이상 국민의 힘에 발 붙지 못하게 해야 한다. 공천권자에게 줄 서지 않더라도 일 잘하는 의원은 승승장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최근 난방비 급증과 관련 “국민의 힘의 고민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나는 것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다”면서 “그것이 국민들이 비참한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 그것이 천아람의 정치이고 국민의 힘의 정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의 삶을 책임진다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보수 정당이 지금까지 국민들께 사랑받아온 핵심 가치”라며 “보수는 허황된 말로 국민을 속이지 않는다. 보수의 책임 의식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후보는 “지난번 대통령 선거 당시에 최일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맞닥뜨려 싸웠다. 그래서 대선 선거 과정에서 7번을 고소고발을 당했다”며 “저는 최일선에서 싸워 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우리가 정말 우여곡절 끝에 교통 선거를 이겼는데 아직 정권교체는 미완성이다. 소수당이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넘어서지 않는다”면서 “정통 보수의 뿌리를 제가 무려 20년 동안 입당한 이후로 지금까지 지켜온 사람이다. 한 번도 당을 떠나지 않은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우리는 대통령과 공조와 협력을 해야 되는 그런 부부 관계인 것이지 서로 따로 떼어놓고 사는 그런 별거한 관계가 아니다. 대통령과 손발이 척척 맞는 힘 있는 대표가 되어야 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제주 현안과 관련 “제2공항 조속히 건설해야 하고, 제주관광청 만들고, 제주도에 비례대표라도 내세워야 할 거 아닌가. 김기현을 대표로 뽑아주시면 제주도 현안 문제를 허용진 도당 위원장 등과 손잡고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편 이날 합동연설회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안 후보와 김 후보 지지자들간 기싸움이 과열돼 한때 고성이 난무하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다행히 주최측의 만류로 진정되긴 했으나 시작부터 한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오는 3월 8일 당원 100%로 치러진다. 당 대표 후보 중 과반이상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간 결선 투표를 치른다.
김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