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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찰풍선…미-중 첩보전 ‘냉전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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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에서 포착된 중국의 정찰용 풍선으로 보이는 비행체의 모습.

중국이 띄운 것으로 보이는 정찰 풍선(Spy ballooon)이 미국 영공을 제집처럼 휘저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과 중국의 첩보 전쟁이 촉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과거에도 중국의 정찰 기구가 발견된 적이 있다. 익명의 미 국방부 당국자는 “이번 (풍선은) 더 긴 시간 동안 머무르고, 과거 사례보다 훨씬 끈질겨 보인다”면서 이것이 다른 사례와 구별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초 목격된 몬태나 주(州)에는 미국의 핵무기 지상 격납고 중 한 곳이 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풍선의) 항적이 몇몇 민감한 장소를 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문제는 이런 시설에 대한 항공관측은 저궤도 위성으로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국이 굳이 정찰 풍선을 미 본토에까지 진입시켰다면 다른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호주 그리피스대 아시아연구소(GAI)의 피터 레이튼 연구원은 문제의 풍선이 미국 통신체계 및 레이더망과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체계 일부는 전달거리가 짧고 매우 지향성이 강한 동시에 대기에 흡수될 수 있는 극도로 높은 주파수를 이용한다. 풍선은 그런 특정 기술과 관련해선 위성보다 나은 (정보) 수집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공군 퇴역 장교 출신의 CNN 군사 애널리스트 세드릭 레이든은 “(풍선이) 신호정보(SIGINT)를 모으고 있었을 수 있다. 그들이 휴대전화와 무선 트래픽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위성을 중계기 삼아 실시간으로 중국 본토로 보내졌을 수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번 사건이 미국·소련 냉전기까지 널리 쓰였으나 첩보위성에 밀려 사라지는 듯했던 정찰용 기구를 다시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값싸고 쉽게 날릴 수 있는 데다 전자기술 발달로 크기가 작아진 탓에 느린 속도에도 불구하고 탐지하기가 의외로 어려워서다.

지구를 공전하는 까닭에 움직임을 예측하기 쉽고 정지위성이 아니라면 지표면을 내려다볼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는 첩보위성과 달리, 장시간 목표물 주변을 배회하며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연구원은 정찰용 풍선이 첩보수집과 미사일 위협 감지, 통신 감청 등 다양한 목적에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 국방부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조기탐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작년 ‘고고도 풍선’ 관련 예산을 증액했다. 중국도 최근 해발 9032m까지 비행 가능한 기구를 개발했다고 밝히는 등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싱글턴 연구원은 “우리는 강대국간 경쟁이 재개되면서 냉전기에 쓰였던 도구가 다시 쓰이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의 정찰용 풍선은 아직도 미국 상공을 떠돌고 있으며, 미 당국은 풍선의 움직임을 추적 중이다.

캐나다 국방당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과 협력해 첩보용 풍선의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면서 “두 번째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 정보기관들이 미국 측과 협력하고 있으며, 캐나다의 민감한 정보를 외국 첩보기관의 위협에서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지속해서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풍선이 격추되고 나서 “기상관측 활동을 하는 민용 무인 비행선으로 서풍의 영향으로 통제능력을 잃고 미국 영공에 들어가게 됐다”고 즉각적으로 발뺌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인근 해역에서 해군 폭발물 처리반 요원들이 최근 미국 영공을 무단 침범해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의 잔해를 보트에 옮겨 싣고 있다. /미 해군

하지만 미국은 U-2S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 정찰풍선이 기상관측용 기구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전지판을 갖췄고, 이동 궤적도 자연 풍향에 맞지 않으며, 중국 공군이 풍선을 조종했다는 점 등을 들어 중국군 정찰풍선이라고 반박했다. 한발 더 나아가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2월6일 워싱턴에 있는 40개국 대사관의 외교관 150여명을 초청해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구체적인 정보를 브리핑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이 정찰풍선이 중국 남부 하이난성에 기지를 두고 일본, 인도, 베트남, 대만, 필리핀 등 5개 대륙 40 개국 영공에 들어가 군사 첩보를 수집해 왔다는 사실을 밝혔다. 중국이 민용 기구라고 발뺌을 하자 아예 전모를 공개한 것이다. 격추된 정찰풍선의 잔해물을 확인하면 더 세밀한 정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앞으로 미중 관계를 가늠할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당장 미국 내 반중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간 반중 선명성 경쟁이 벌어지면 미중 관계는 지금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겨눈 ‘김성태의 입’…칼끝은 대북 송금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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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재명 대표 겨냥 ‘제3자 뇌물죄’ 혐의

쌍방울 북한 자금제공, 성남FC 사건 구조 동일

이화영 전 부지사 “김성태 진술은 허구” 반박

검찰의 쌍방울그룹 관련 수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개인 비리를 핵심으로 한 ‘수상한 자금흐름’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귀국 뒤 급물살을 타는 현재 검찰 수사는 쌍방울그룹의 횡령·배임이라는 의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연결된 ‘변호사비 대납’ ‘대북송금’ 의혹과도 얽혀 있다.  

■ 추가된 대북송금 의혹

 ‘쌍방울 자금’ 수사는 지난해 2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쌍방울의 수상한 거래 내역을 포착해 대검찰청에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이재명 대표와의 관련성은 도드라지지 않았다. 수사는 수원지검 형사6부가 맡았다.

지난해 5월께 쌍방울 수사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한다. 수원지검 형사6부 소속 수사관이 쌍방울 관련 계좌 압수수색 영장 등을 검찰 수사관 출신 쌍방울 임원에게 유출했다 덜미가 잡힌 것이다. 적발 과정이 공교롭다. 쌍방울 자금 수사와 별개로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고발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 공공수사부가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한 법무법인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유출 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이 자료는 검찰 출신이면서 동시에 쌍방울 사외이사를 지낸 변호사 사무실에서 나왔다. 검찰은 수사 기밀 유출이 불거진 이후 출발점이 다른 두 수사를 묶어서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하반기 갑자기 ‘대북송금’ 의혹이 불거졌다. 쌍방울 자금 흐름을 좇던 검찰이 일부 자금의 종착지가 북한이란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특히 검찰은 경기도 대북교류사업을 총괄한 이화영(구속)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역할을 주목한다. 이 전 부지사도 부지사 재직 전 쌍방울에서 2017년 3월부터 1년 남짓 사외이사로 근무한 터였다. ‘쌍방울’과 ‘경기도’를 잇는 또 다른 연결고리가 드러난 모양새다.

이후 경기도의 대북 사업으로 수사 범위를 확장한 검찰은 경기도 보조금을 받아 대북교류 사업을 한 아태평화교류협회가 쌍방울로부터 수억원 상당의 기부금을 받은 사실을 파악한 데 이어 안부수(구속기소) 아태협 회장이 북한 고위 간부에게 50만달러를 전달하고, 그 무렵 다수의 쌍방울 임직원들도 거액의 달러를 중국으로 반출한 정황까지 찾아냈다.

■​ 김성태의 입…제3자 뇌물죄 적용?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지난달 10일 타이(태국) 현지에서 붙잡혀 일주일 만인 17일 자진 입국하면서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그를 구속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2019년 1~12월 북한에 스마트팜 비용 등 지급 명목으로 800만달러를 국외로 밀반출한 혐의도 불거졌다. 특히 “이재명은 전혀 모른다”던 김 전 회장은, 검찰에는 북한 밀반출 자금 중 300만달러는 이 대표의 북한 방문 추진 계획과 관련 있다는 폭발력 있는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태의 입이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의 방향을 가리키는 모양새다.

법조계 일각에선 ‘대북송금’ 문제를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제3자 뇌물죄’ 혐의 적용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이 이 대표의 정치적 활동을 위해 쌍방울이 북에 자금을 제공했다고 보고 성남에프시(FC) 사건과 구조가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선 일단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북송금 사실 인지 여부와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을 잇는 접점이 분명해야 한다.

실제 검찰은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의 접점으로 이화영 전 부지사를 지목한 상태다. 특히 검찰은 “2019년에 두차례 이 전 부지사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전화로 이 대표를 연결해줘서 통화했다”는 김 전 회장의 진술을 확보한 터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최근 ‘옥중 서신’을 통해 “경기도나 이재명을 위해 북한에 달러를 전달했다는 김 전 회장의 검찰 진술은 완전 허구”라고 반박하고 있다.

애초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이 대표를 겨눴던 검찰의 칼이 ‘대북송금 의혹’으로 방향을 바꾼 터지만 아직까지는 진술과 주장만 부딪히는 모양새다. 검찰이 구체적인 증거를 공개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줄곧 “변호사 대납 의혹을 기소하면 미쳤다고 생각한다. 팩트가 하나도 없다”고 밝혀왔다.

김재권 기자

수면 장애…꿀잠에 지갑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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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슬립테크 뜬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숙면을 돕는 산업이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수면의 상태를 측정하고 수면의 질을 개선시키는 전통적 방법에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관련 산업도 커지는 것이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슬립테크(sleep-tech·잠과 기술의 합성어) 관련 부스를 마련하는 등 글로벌 IT기업들 다수가 참전하면서 각축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애플이나 구글 같은 빅테크뿐 아니라 신기술을 선보이는 크고 작은 스타트업 등이 뛰어든 슬립테크 시장을 조명했다.

[Interview] 토비아스 실버잔 맥킨지 베를린사무소 파트너

“슬립테크(Sleep-Tech・숙면 기술) 산업은 수면과 관련한 인류의 건강과 웰빙을 이해하고, 관리하고, 향상하는 도구로서 상당한 성장 가능성을 갖는다.”

토비아스 실버잔(Tobias Silberzahn) 맥킨지 베를린사무소 파트너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슬립테크의 미래를 이렇게 낙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수면 부족을 ‘선진국 유행병’이라고 선언했다. 선진국 성인 세 명 중 두 명은 수면 시간이 하루 8시간도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으로 미국 성인의 약 75%가 수면 장애를 겪는다는 분석도 있다.

실버잔 파트너는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 ‘숙면: 기술을 통한 수면 부족 감염병 해결(Sleep on it: Addressing the sleep-loss epidemic through technology)’에서 수면 부족은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유발한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독일에선 수면 부족에 따른 경제적 지출이 매년 600억달러(약 86조400억원)에 이른다. 호주에서는 수면 장애로 발생하는 직간접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면 부족이 근로자의 사망률을 높이거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 산업이 발달하고 있다. 2020년 미국의 수면 산업은 약 20조원, 일본은 6조원 정도 규모다. 실버잔 파트너는 “슬립테크는 아직 초기 단계로 신뢰성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슬립테크 솔루션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모두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수면의 중요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수면 부족은 인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세계수면학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45%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수면 부족은 알츠하이머나 불안, 치매, 우울증,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을 유발하며, 인지 기능과 주의력, 심지어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면 장애가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있는데

“수면 부족은 상당한 경제적 비용을 수반한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노동력 감소의 원인이 된다. 수면 부족은 사망 확률을 높이고, 결근과 근무 태만 가능성을 키운다. 이런 이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5개국(미국·캐나다·영국·독일·일본) 기준, 수면 부족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매년 약 6800억달러(약 97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면 부족은 생산성 저하로도 이어진다. 미국에서는 수면 장애로 인한 근로자의 결근 시간 합계가 연 1000만 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480만 시간, 독일은 170만 시간으로 조사됐다. 업무 수행 능력이 악화할 뿐만 아니라 고용주가 직원 건강 관리에 쓰는 비용도 증가시킨다. 미국 기업의 경우 수면 부족에 따른 생산성 감소로 발생하는 손실이 근로자 1인당 연평균 1300~3000달러(약 180만~43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슬립테크 산업이 성장세인 것이 맞나.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아직 큰 진척을 이루지 못한 분야 중 하나가 수면 산업이다. 다만 최근 들어 수면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수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웨어러블 기기 같은 기술 솔루션은 전 세계 수면 부족 문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년간 미국 슬립테크 특허 수는 연평균 12% 증가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건강과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슬립테크 산업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슬립테크가 수면 문제의 해결책이 있을까

“슬립테크 기기는 인구 통계학, 사회·경제학,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면을 연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는 취침 시간 같은 수면 행위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유용하다. 이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은 수면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원격 모니터링은 수면을 연구하는 의료진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인구 통계학, 사회 경제 및 라이프스타일 요인 및 건강과 노화 등 다양한 지표와 수면의 관계를 조사하고, 수면 문제를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데 사용될 수 있다. 헬스케어 기업은 고객의 더 나은 수면 습관 형성을 위해 행동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일례로 슬립테크 기기로 얻은 수면 행동 데이터는 인지행동치료(CBT) 같은 솔루션을 제시하는 데 도움 될 수 있다.”

슬립테크 실체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헬스케어 기술과 비교하면 슬립테크는 확실히 시작 단계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림 웽 콩 듀크-싱가포르국립대 의과대 박사는 ‘수면 장애 여부를 밝히는 데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정말 유용한지에 대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심방세동(심방 잔떨림·심방에서 발생하는 빠른 맥의 형태로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 질환) 감지 목적으로 스마트 워치 사용을 승인한 배경에는 심혈관계 의학에 대한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가 근거가 됐다며, 수면 장애 영역도 임상 시험을 통해 웨어러블 기기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슬립테크 관련 디지털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다. 이는 일종의 원격 진료라고 있는데. 분야의 지속 성장은 가능할까.

”수면, 영양, 스트레스 관리는 건강과 복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다. 사람들이 더 나은 수면, 영양,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자신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면, 건강과 복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디지털 치료제는 그런 행동 변화를 돕는 도구다. 사용자의 신체 활동을 돕거나 스트레스나 불안을 더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돕는 식이다. 그런 측면에서 수면 개선을 위한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슬립테크 역시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미 슬립테크와 관련한 디지털 의료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원격 의료, 디지털 의료 보험, 디지털 약국 등 기존 의료 서비스 채널을 넘어 광범위한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슬립테크 기업 역시 이런 생태계의 구성원이 될 것이다.”

슬립테크 산업 전망은.

”최근 시장 조사에 따르면, 세계 슬립테크 시장 규모는 2019년 110억달러(약 15조7000억원)에서 2026년 약 320억달러(약 45조8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슬립테크 솔루션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모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어 고용주는 근로자의 수면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국가 역시 국민의 건강, 복지 개선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슬립테크는 아직 초기 단계로, 그 효과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슬립테크 산업은 수면과 관련한 인류의 건강과 웰빙을 이해하고, 관리하고, 향상하는 도구로서 성장 가능성이 상당하다.”

SEC, ‘스테이킹’ 철퇴…‘크라켄 리스크’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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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지난 9일 5% 이상 하락하며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는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의 하락을 두고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글로벌 거래소 크라켄에 스테이킹 서비스와 관련해 제재를 가한 것을 꼽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SEC가 본격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매수·매도’식의 거래 방식에 따른 수수료 사업 외의 사업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제재가 글로벌로 확산될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기존의 수수료 사업 외 스테이킹이나 리저브 사업을 통해 사업의 다각화를 계획했는데, SEC의 크라켄에 대한 규제로, 국내 거래소들의 스테이킹 등 리저브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를 표하는 모양새다.

13일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전일 대비 0.33% 하락한 2만175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일 비트코인은 올해 중 처음으로 5% 이상의 하락율을 기록했는데 이날 SEC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에 대해 ‘투자자에게 충분한 사전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약 3000만달러 상당의 벌금을 부과했다.

크라켄은 벌금 외에도 이더를 제외한 모든 가상자산의 스테이킹을 해제하기로 했다. 이더는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슈로 인해 언스테이킹이 불가해 ‘스테이킹 해제 목록’에서 제외됐다.

◇ SEC의 크라켄 제재로 ‘다량의 이더 출금’…“시장 주시해야”

지난해 11월 ‘FTX 사태’에 대한 후폭풍이 여전한 시장에서는 이번 SEC의 제재를 ‘크라켄 사태’라고 표현하며, 가상자산들의 시세에 하락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던 SEC가 이번엔 스테이킹에 대해서도 세심히 보고 있다”며 “SEC가 내세우는 것은 ‘투자자 보호’이기 때문에 다른 제재에 비해서 시장 내 설득력도 어느 정도 있다. 다만 이것이 코인 시세에 있어서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실제 이번 제재가 발생한 이후, 거래소에서 40만개가 넘는 이더가 출금되기도 했다”며 “고래들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번 제재의 여파가 어디까지 가는지 세심히 살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크라켄 사태 여파불명확하지만 한국 코인거래소 사업에 악영향 있어

이번 ‘크라켄 사태’의 여파는 아직 불명확하지만, SEC의 이번 판단이 한국내 거래소들의 사업에 있어서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SEC는 스테이킹이란 행위를 투자자 스스로가 했을 때와 중앙화 거래소(CEX)가 했을 때 ‘투명성 확보’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중앙화 거래소가 마련한 스테이킹 서비스에 자신의 가상자산을 맡기고 있는데, 중앙화 거래소가 이 같이 모은 가상자산을 스테이킹 서비스에 구동시킨 뒤 다시 고객에게 스테이킹에 대한 보상을 지급할 때, 그 보상에 대한 투명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스테이킹에 대한 운용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더군다나 SEC가 ‘투자자 보호’에 방점을 두고 스테이킹 서비스를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명목으로 추가적인 제재에 대한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국 코인거래소들스테이킹, 증권성 있다고 보기 어려워

한국에선 당국이 아직 스테이킹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국내에서 스테이킹 서비스를 운용하는 거래소들의 경우, 스테이킹 서비스 자체가 증권화된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계약증권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업비트) 스테이킹은 이용자가 좀 더 편리하게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을 하는 것뿐”이라며 “따라서 증권성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크라켄 사태’와 관련해서는 “크라켄이 단순히 스테이킹 대행을 한 것이 아니라 운용으로 평가할 수 있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비트의 스테이킹 서비스와는 차별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빗썸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의 경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규제를 받지만, 스테이킹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계약증권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신고나 허가가 필요한 형태로 규제가 생긴다면, 해당 규제 이행에 필요한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제임스 유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국서 표심잡기…제주 첫 합동연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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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후보들이 13일 제주에서 첫 번째 표심 잡기에 돌입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는 당내 공천권을 거머쥐기 위한 후보들 간 치열한 공방전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제주퍼시픽호텔에서 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등 당 대표 후보,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총출동해 표심 공략에 나섰다.

당 대표 후보로는 처음 단상에 오른 안철수 후보는 “제주는 우리 미래를 상징하는 곳, 미래 관광 농업 모빌리티 신재생 에너지를 선도하는 곳, 전통을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성장을 준비하는 곳”이라며 “저는 정치를 하는 동안 미래를 상징하는 제주를 찾을 때면 항상 정치 혁신과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 말해 왔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하지만 “민주당은 2004년 총선 이래로 거의 20년간 제주 의석을 모두 독식해 왔다”며 “당이 새롭게 성장하려면 제주 같은 어려운 곳에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치러지는 총선과 관련해선 “당 혁신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 수도권 험지보다 어렵더라도 기쁘게 출마하겠다”면서 “제주에서 20년 만에 총선 승리 만들어 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저는 경선 승리만을 위해서 출마한 게 아니다. 총선에서 한 표라도 더 가져올 후보, 계파 없이 공정하게 공천 관리할 후보, 도덕성 헌신성 전문성을 인정받은 후보는 안철수”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를 놓고 ”대선 후보 단일화를 통해서 0.73% 기적의 승리로 정권 교체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 이제 저는 건강한 보수주의자로서 국민의힘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고 했다.

이준석 키드로 불리는 천아람 후보는 “저는 과거로 퇴행하는 뒷걸음질 치는 국민의 힘을 다시 앞으로 미래로 이끄는 당 대표가 되겠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 정치를 망치는 간신배들은 더 이상 국민의 힘에 발 붙지 못하게 해야 한다. 공천권자에게 줄 서지 않더라도 일 잘하는 의원은 승승장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최근 난방비 급증과 관련 “국민의 힘의 고민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나는 것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다”면서 “그것이 국민들이 비참한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 그것이 천아람의 정치이고 국민의 힘의 정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의 삶을 책임진다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보수 정당이 지금까지 국민들께 사랑받아온 핵심 가치”라며 “보수는 허황된 말로 국민을 속이지 않는다. 보수의 책임 의식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후보는 “지난번 대통령 선거 당시에 최일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맞닥뜨려 싸웠다. 그래서 대선 선거 과정에서 7번을 고소고발을 당했다”며 “저는 최일선에서 싸워 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우리가 정말 우여곡절 끝에 교통 선거를 이겼는데 아직 정권교체는 미완성이다. 소수당이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넘어서지 않는다”면서 “정통 보수의 뿌리를 제가 무려 20년 동안 입당한 이후로 지금까지 지켜온 사람이다. 한 번도 당을 떠나지 않은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우리는 대통령과 공조와 협력을 해야 되는 그런 부부 관계인 것이지 서로 따로 떼어놓고 사는 그런 별거한 관계가 아니다. 대통령과 손발이 척척 맞는 힘 있는 대표가 되어야 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제주 현안과 관련 “제2공항 조속히 건설해야 하고, 제주관광청 만들고, 제주도에 비례대표라도 내세워야 할 거 아닌가. 김기현을 대표로 뽑아주시면 제주도 현안 문제를 허용진 도당 위원장 등과 손잡고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편 이날 합동연설회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안 후보와 김 후보 지지자들간 기싸움이 과열돼 한때 고성이 난무하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다행히 주최측의 만류로 진정되긴 했으나 시작부터 한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오는 3월 8일 당원 100%로 치러진다. 당 대표 후보 중 과반이상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간 결선 투표를 치른다.

김재권 기자

‘애국보수’ 전광훈 목사 미주순회집회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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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부터 2월9일까지 LA, 시카고, 뉴욕 등 10개 도시서 성황
“북한 거짓선동 깨고 조국지킬 역할은 미주 한인들”…한인 뜨거운 잇단호응

대한민국 광화문에서 발현된 애국보수의 뜨거운 메아리가 미국 전역에 퍼졌다.

한국에서 보수우파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미주순회집회가 미국 10여개 도시에서 성황리에 열려 조국통일의 열망과 북한 핵무기 위협에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보여주었다.

이번 집회는 전광훈 목사가 창설한 ‘세계한인교민청’ 미주지부 각 지회가 주관한 ‘자유통일을 위한 광화문 국민대회’로, 지난달 23일 시애틀을 시작으로 밴쿠버, 토론토, 뉴욕, 워싱턴DC, 시카고를 비롯 애틀랜타, 로스앤젤레스, 산호세, 하와이 등 10개 지역을 순회하며 열리며 뜨거운 성황을 이뤘다.

시카고 집회는 지난 1일 오후 5시30분 시카고 북서 서버브 노스필드 소재 Christian Heritage Academy서 1천여명의 한인 동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시카고지역 대표를 맡고 있는 이종희 일리노이 대사는 “한국에서 통일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애국 전사들의 강연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계기였다”며 “많은 한인들이 고국에서 정치적으로, 교계에서 탄압받고 있는 전광훈 목사님의 애국적 보수운동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장경동, 조나단, 서요한, 강헌식, 김병호, 오영석 목사와 조영호 장로 그리고 이희천, 김국성, 손상대 교수와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이 강연자로 참여했다.  
   

지난 1일 시카고 북서 서버브 노스필드 소재 Christian Heritage Academy서 1천여명의 한인 동포들이 참석해 전광훈 목사의 강연에 호응을 하고 있다. 

시카고 집회에 이어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뉴욕 하크네시야교회(전광성 목사)에서 열리는 ‘자유통일을 위한 뉴욕 광화문 국민대회 성령의 나타남 특별성회’로 열렸다.

“미친 자(김정은)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는 본 회퍼의 명언이 집회 주제로 열린 이 집회를 통해 미국에서도 대한민국의 항구적인 발전을 바라고 북한의 핵위협에 단호하게 대처하길 원하는 많은 미주 한인들의 정통파 보수세력을 집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뉴욕 집회에는 강사로 전광훈 목사 외에 장경동, 손원배, 강현식, 서요한, 조나단, 김병호, 오영석 목사 등이 참가하며 이춘근, 이희천, 김학성 교수 등도 강사로 참여해 4일간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자유 통일, 주사파 척결, 주한미군 철수 반대 등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청중들의 이해와 지지를 당부했다.

애틀란타 집회 역시 2월 2일 한인 밀집 도시인 둘루스에 위치한 더화운틴교회에서 개최돼, 미국내 신흥 한인 거주지로 떠오르는 애틀란타 한인들의 참여들이 두드러졌다.

다음은 미주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LA 집회였다. 자유통일 남가주 광화문 국민대회 본부와 미주 사랑제일 교회는 2월3일부터 5일까지 ‘남가주 광화문 국민대회’ 및 ‘성령의 나타남’ 행사로 열렸다.  
이 행사는 한인타운 내에 위치한 이디오피안 크리스찬 펠로쉽 교회(3405 W. Pico Blvd., LA)에서 ‘성령의 나타남’ 행사는 3일, 4일, 5일 오후 6시에 진행되고, ‘광화문 국민대회’ 행사는 4일 오전 10시30분부터 개최되는 등 다채롭게 준비됐다.  역시 강사진으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비롯해 장경동 목사, 강헌식 목사, 서요한 목사, 조나단 목사, 김병호 목사, 오영석 목사, 이희천 교수, 이춘근 박사, 김학성 교수, 손상대 교수, 김국성 교수, 조영호 장로 등 매머드급 강사진 규모였다. 이날 순회집회에는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서 온 88명의 교인들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미주 순회지역 집회기간 내내 전광훈 목사(사진)는 “미주 한인들이 한국 정치, 교계가 북한의 거짓메시지인 평화 협정, 종전 선언, 주한미군 철수 등에 속지 말고 깨어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며 “자유 통일과 적화 통일의 선택이라는 정점에서 초강대국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역설했다.  
   
그는 “애국운동으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가까스로 이겨 나라를 구했다”며 “현재 민주당이 입법 독재로 한국의 발전을 막고 있는 만큼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 힘’이 200석이 넘는 다수당이 되도록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번 미주 순회집회는 좌파 독자들의 눈치를 보던 기존의 언론사들은 거의 보도하지 않았으며, 교계의 일보 진보적 목사들도 이번 집회가 극우보수파 전광훈 목사에 대한 지지로 비춰질까 우려, 교인의 참여를 막거나 설교시간에 부정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 행사를 준비했던 한 관계자는 “이번 미주순회집회는 한국에서 촉발된 언론계 및 교계를 장악한 좌파들의 영향력이 미주에서도 재현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도 큰 소득”이라며 “미주에서도 보수 정통우파를 지지하는 언론사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23일 시애틀을 시작으로한 미주순회집회 강사진들은 밴쿠버, 토론토, 뉴욕, 워싱턴, 시카고, 애틀랜타, LA, 샌호제, 하와이 등을 2월 9일까지 마치고 귀국했다.

전광훈 목사가 진행한 미주순회집회 중 뉴욕 집회를 알리는 포스터.

해고,보험영업 실패…상간녀와 불륜은 ’욕망의 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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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에서 해고된 노세희는 거의 1년간을 무직생활을 하다가 친구소개로 고철회사에 입사했다. 사업엔 문외한인 그는 욕심이 많았다. 폼나게 성공해서 자신을 해고한 중앙일보에 본 때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럴려면 책임있는 자리에 있어야 했는데, 은행 빚보증을 서면 대표직을 주겠다는 친구의 말에 솔깃해 보증을 섰다.

그런데 몇개월 지나지 않아 회사는 인수합병됐고, 부채 청산과정에서 은행 빚을 갚아야 했다. 은행은 회사 자산으로 부채를 갚을 수 없으니, 그의 집을 차압하겠다는 고지장을 보냈고 이를 받아든 그는 눈 앞이 깜깜해졌다.

노세희가 해고된 뒤에는 벌어오는 수입이 없어지자 그의 아내는 오후에 과외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자녀 교육비와 집 대출금을 갚아온 터라 자신의 빚보증 때문에 뺏긴다면 남편으로서 명분이 없어졌다.

게다가 쉽게 보였던 고철사업은 매일 튀어나오는 문제에 대응해야 했다. 이런 압박이 오자 그는 하루도 술을 먹지 않고는 잘 수 없었다. 건강을 위해 끊었던 담배를 피웠고 매일 술을 마시면서도 본인이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는지 몰랐다. 그는 직원들의 보고를 듣고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몰랐기에 중앙일보에서 했던 대로 직원을 술자리에 불러냈다.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린 직원들은 길어지는 술자리에 넌더리를 냈다. 이런 습관이 고쳐지지 않아 단체 술자리에 가서 술 몇잔이 돌면 그의 목소리가 커지고 떠벌이처럼 말이 많아진다. 이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노 기자에게 술을 한번 먹여보라. 물론 술값은 당신이 준비해야 한다.  

고철회사가 문을 닫았다. 그는 처음에는 두문불출, 방에서 드라마를 보다가 자는 생활을 되풀이했다. 그의 아내는 마음 고생을 하는 그를 이해하며, 가장 역할을 대신하며 살림을 도맡았다. 그는 은행과 차압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와중에 어쨌던 직장을 찾아야 했다. 그는 2018년 지인을 통해 뉴욕라이프에 합류했다. 평소 보험업계를 한수 아래 직급으로 생각했던 보험업계는 막상 와보니 험난한 전쟁터였다. 특히 여성 아줌마 보험인들이 장수가 되어 이끌어 가는 전쟁이었다. 노세희는 초짜 보험인으로 ‘금지령’이 내린 중앙일보 대신 한국일보에 인터뷰를 부탁하며 의욕적으로 보험 영업에 나섰다.

2019년 1월 한국일보에 보험직원들과 방문해 가진 인터뷰에서 “늦은 나이에 입문했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좋다”며 “누구든 도전 가능하고 또 은퇴연령이 없다는 점이 보험재정 플래너를 선택한 이유”라며 의욕에찬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와 달리 초짜 보험인으로서 성과는 좋지 않았다. 신규 보험영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평생 을의 입장에 서보지 못한 그는 어떻게 고객을 마음을 사야하는지 몰랐다. 수백여통 받은 명함을 쌓아놓고 사람을 만났지만 보험 하나를 팔수가 없었다.

밥 먹자고 지인을 불러내서는 한시간 내내 이야기 하면서도 정작 보험 하나 들어달라는 말은 끝내 못하고 나오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정작 상대방은 아는 기자가 보험사에 취업했으니 보험이라도 하나 들어주려고 왔는데, 싱거운 만남이 되자 ‘보험인으로 프라이드가 없군’하며 제대로 인정해 주질 않았다.

보험업계에서 살아남으려 하다 보니 아줌마 보험인들을 자주 만나야 했다. 만나서 얘기도 들어주면서 마음에 들어야 그들의 보호막 속에서 그들이 챙겨주는 계약 건수를 잡을 수 있었다.

불과 3년전만해도 믿을 수 있는 보험회사에서 평생 보험재정 플래너가 되라며 요란하게 인터뷰를 했던 노세희가 영업실적이 없자 곧 그만두었다. 당시 한 언론사에서 인터뷰했던 뉴욕라이프 LA팀.

그러다 보험업계에서 유명한, 잘 나가고 있던 여성 보험인을 만나면서 불륜이 시작됐다. 의도적인 접근이었는지, 사랑이었는지 확인은 되지 않지만, 그 이면에는 비즈니스적 목적이 깔려있는 것은 자명했다. ‘님도 따고 뽕도 따면서’ ‘몰래 먹는 떡이 맛있다’고 했던가. 불륜으로 인한 죄책감도 점차 옅어지면서 외도의 횟수도 잦아졌다. 무엇도다 멘토를 자처해준 그녀와의 만남 횟수가 늘면서 그는 다시 의욕적으로 변했다.

하지만 노세희의 외도는 그의 아내에게 꼬투리가 잡혔다. 돈은 못벌어 오는 건 똑같은데, 평소와는 너무도 의욕적으로 변한 남편의 모습을 처음에는 의심없이 넘겼다가 외출이 빈번해지고 자기가 사주지 않은 옷을 입는 모습에 의심을 사더니 결정적 증거까지 발견된 것이었다.

그녀는 남편의 외도 사실에 깊은 상처를 받았다. 남편이 기자라 일주일 내내 늦게 들어오는 것을 이해했고, 중앙일보 해고후 수년간 무직생활을 해도 사회가 나빠서 일어난 일이지, 한번도 남편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게다가 은행 빚보증으로 자신이 평생 지켜왔던 집까지 빼앗기는 상황에서 너무도 힘들었지만 남편 잘못보다는 회사의 잘못이라고만 믿고 싶었다. 

주변 취재에 따르면 눈앞에서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그의 아내는 대인기피증이 생길 정도로 우울증을 앓았다. 어려운 시기를 그렇게 힘들게 버텨주었는데 정작 남편이 한 짓이 외도, 불륜이라니….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였다. 컽으로는 웃지만 속에서는 눈물이 났다.

교회에선 ‘윈도우 속 잉꼬부부’처럼 알려졌지만 가정은 냉랭하게 식어갔다.

“남자가 개가 될 순 있어. 하지만 쓰레기는 되지 말아야지.”라는 말이 시중에 회자되곤 한다.

자신에게 기자 명함을 찍어준 중앙일보를 소송으로 물어뜯었던 그가,

비가오나 눈이오나 자신을 믿고 지켜온 조강지처에게 가장 몹쓸 짓을 하고도

그가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기자로서 정론직필의 정신을 부르짖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한인사회에 대한 모독이며 한인언론의 수치다.

[알림] 2편엔 노세희 기자와 불륜의 대상자가 된 여자 신상과 취재 수첩을 공개할 예정이다. 모든 걸 다줬는데 노세희로부터 버림받고 ‘상간녀’라는 주홍글씨가 새긴 그녀의 가감없는 인터뷰를 담는다.

은퇴 한인들 쌈짓돈 터는 ‘다단계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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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사기코인과 전쟁’ 선포한 일요뉴스의 1년간 ‘투쟁기록’

3천만불 규모 씨퍼블릭, 네스텐, 페이머니 등 보도

사기업체 과감한 실명보도로 위험성 알리고 퇴출

조직적 사기피해양산 뉴트로 등 한국 언론과 공조도

숱한 협박과 위협, 광고회유에도 보도 필날 놓치않아

최근 수년간 한국 및 미국 코인 다단계세력들이 ‘코인 사각지대’였던 미국에서 사기영업을 하며 활개를 쳐 왔습니다. 이들은 미국 법에 어둡고 피해를 당해도 언어 등의 이유로 신고를 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한인 시니어들을 상대로 코인 다단계 사기영업을 했고 수천명의 피해자를 양산했습니다.

이들 코인사기꾼들은 때로는 최신 기술과 산업 트렌드를 교묘히 섞어 차세대 기술 투자인지 투자 사기인지 모를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를 갖고 진행하기에 지식이 꽤 있는 한인들조차 초기에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들 사기꾼들은 항상 입만 열면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 변화 시기에 말씀드리면~~”으로 시작해, 온갖 과학기술과 IT 트렌드를 현란하게 설명하면서 피해자들의 정신을 빼놓습니다. 그리고 이런 산업 변혁기에 올라타 은퇴후 부자로 사려면 꼭 이 코인을 사야한다는 세일즈 발언을 마지막에는 빼놓지 않습니다.

분별이 떨어진 한인노인들에게 코인 구입비용으로 용돈만 내놓으라고 재촉합니다. 300달러로 30배, 100배의 수익으로 은퇴를 풍요롭게 지낼 수 있다는 말에 속아서 노인들은 쌈짓돈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3백불로 시작한 돈은 짧게 주는 단기 수익에 속아 5천불, 1만불을 내놓게 되었고, 제법 은퇴자금이 많이 챙겨두었던 노인들과 자녀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았던 한인 시니어들은 10만불이 넘는 돈을 내놓고 되었습니다. 몇 개월간 달콤한 이자를 지급하던 이들 업체들은 지갑을 잠그고, 한국에서 조직분란, 시스템 문제, 도난, 검찰 수사, 내부횡령 등 각가지 핑계를 대며 이자를 지급하지 않다가 항의가 계속되면 잠적하는 식이었다. 이들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본인의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기행각에 참가해 피해자를 더 많이 양산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코인다단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매회 코인다단계업자를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주 지역에서 3천만불 규모의 다단계 사기를 치고도 쉬쉬 하는 바람에 노출이 되지 않았던 ‘씨퍼블럭’ 코인 사기를 최초로 밝혀냈다, 또한 미국에서 철저하게 설계, 기획해서 한국에서 터뜨린 8천만불대 역대급 코인 채굴기 사기의 박남호, 써니 선을 본지가 최초로 실명으로 보도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피해자들이 피눈물 흘리는 동안 박남호, 써니 김은 미국 어바인에서 호화판 도피생활을 했습니다. 잠시 활동을 중단했던 박남호는 아예 바지사장을 내세워 ‘네스텐’ 코인을 띄우며 한인 교회에서 투자자를 은밀히 모집하고 있다가 본지의 ‘네스텐 투자주의보’를 발령하는 바람에 무위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조지아에서 사기를 치고 LA로 넘어와 라스베이거스에 거점을 차리고 전국 다단계를 조직하고 있던 주디 이, 일명 ‘조여사’와는 전화 인터뷰를 전격 공개해, 향후 있을 사기를 미리 막기도 했습니다.

코인다단계업체의 페이머니에서 한인 리크루팅을 자처하며, 라틴계 업자에게 한인들 돈을 거둬서 본인은 막대한 커미션을 받으면서 3400만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마리아 이를 고발했습니다. 그후 마리아 이는 페이머니에서 빠져 두바이 다단계코인 ‘밸리더스’로 튀었지만 본지가 끝까지 추적해 고발했습니다.

역시 페이머니에서 아시안 1번 사업자로 거액의 커미션을 챙긴 박경수가 본인은 오히려 피해자인 척하며 위장했다가 탄로나기도 했고 150만달러의 커미션을 챙겨 ‘보난자’라는 코인의 파트너로 조인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선 거지, 한국선 교주행세를 하던 조학연 뉴트로 회장을 집중취재 했습니다. 한국에서 몇개월새 2만여명의 다단계 사업자를 모집하고 피해자를 양산하기를 시작할 즈음, 공정위는 본지 보도를 바탕으로 조사에 나섰고 뉴트로 대표를 출국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보도는 한국의 공중파 방송이 본지의 제보를 바탕으로 취재에 나서 보도화 되면서 추가 피해를 막는 등 한국과 공조 보도체제를 보이는 성과를 갖기도 했습니다.

또 구호성 개발계획만 잔뜩가지고 미국에 들어와 한국 코인 가격을 올리려던 미라클시티그룹 송진호의 사기행태를 조목조목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놀란 송진호는 LA현지 태권도장 관장을 신문사로 보내 앞으로 그런 사업을 중단하고, 적법한 사업계획 위한 광고 계약을 체결하겠다며 디파짓을 납부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입장을 바꿔 일요뉴스에서 돈을 요구했다는 흑색 선전을 일삼기도 했다.

일요뉴스는 이에 굴하지 않고 미국 교포 100명을 한국 초청하겠다, LA근교 100만평 개발 계획 등 허위로 보도됐다는 것을 추적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미라클그룹에선 계속 흑색 뉴스를 일삼았지만 일요뉴스를 꾸준히 애독해 왔던 독자들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줬고, 송진호 미라클 그룹의 사기성을 확인한 뒤 코인다단계 업계에서도 등을 돌렸다.

또한, 현대차 주재원 영주권 사기로 내부 감사로 걸린 대형 광고대행사의 내부 비리를 캐기위해 잠입 보도까지 했습니다.

무엇보다 한인타운내 행장과 이사장을 겸직하며 절대권력을 누리던 한 대형 행장의 전횡을 막기 위한 보도가 계속 되었습니다. 다운타운의 로펌으로부터 소송장을 받기도 했지만 펜을 꺾지 않았고 9회 걸친 시리즈로 보도가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총수일감 몰아주기에 나선 농심그룹의 꼼수 경영과 한인커뮤니티를 무시한 처사에 대해 집중보도했다.

일요뉴스는 신생매체에도 불구하고 자본 권력에 굴하지 않고 버텨올 수 있었던 것은 소액의 후원금을 인터넷으로 결제하며, 지지해 줬던 독자들의 격려와 지원, 그리고 한인타운이 언론을 통해 정화되고 다음 단계로 성장하길 바라고 믿어주었던 의식있던 광고주들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일요뉴스가 지난 1년간 숨가쁘게 달려왔던 지난해처럼, 올해도 정치권력과 자본 권력에 굴하지 않고 시민의 편에서 진실만을 향해 보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일요뉴스 임직원 일동

중앙일보 해고소송・불륜 전력 노세희, 다시 한국일보 기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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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다녔던 미주 중앙일보를 상대로 부당해고, 오버타임 미지급 등으로 집단소송을 주도했던 노세희 기자가 지난해 말, 한국일보로 적을 옮기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세희 기자는 중앙일보 해고되자 언론계를 떠나 고철회사, 보험영업을 전전했었다. 정년퇴임 연령대인 64세의 나이에 기자로 입사한 것은 아무리 고령화 시대이긴 해도 LA한인언론계의 흐름과는 동떨어져 있다. 중앙일보의 한 고위간부는 박인택 사장 자살사건에 연루되고, 자사를 상대로 소송한 노 기자가 지난해 중앙일보 전현직 사우회 회식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자 공개석상에서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노세희는 중앙일보를 상대로 소송한 기자였기에 회사에서 주최했던 어떤 행사에도 초대받지 못하는 ‘출입금지’ 대상이었다. 그 흔한 회사 골프대회나 이벤트에도 ‘참석 불가’ 명단에 올라와 있었다. 이번 한국일보의 기자영입을 두고 중앙일보에서는 낮은 성과로 해고된 후 자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주도한 기자가 경쟁 언론사로 자리를 옮겨, 또다시 칼끝을 중앙일보에 겨눈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사옥까지 내놓고 쇠락하고 있는 한국일보의 위상이 기자 채용난으로 고령의 퇴출기자를 영입한데 불과하다며 폄하하고 있다. 이번 이직을 계기로 언론계로 이어질 파장을 집중취재 했다.  <탐사보도팀>

조직내 불화와 낮은 성과로 중앙일보에서 해고된 후 단체소송에 나섰던 노세희 기자가 10여년이 넘게 언론계를 떠나있다가 64세에 기자로 슬쩍 한국일보에 입사해 기자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B베어. 중앙일보 건물 건너편에 있고 안주가 푸짐해 직원들이 단골로 가는 식당이다.

“이게 말이 돼? 편집국장이 자기와 친한 후배를 부장 자리에 마구 올려도 되는 거냐고? 실력도 없는 국장이 사장에게 아부해서 올라가고, 그런 무능한 국장이 편집국에 있으니 그 피해가 고스란히 후배 기자들에게 오는거야. 주말에도 별것도 아닌 걸, 툭하면 기자들에게 전화해 취재보내는 건 뭐야.  편집국장이 사건 밸류를 모르니까 막 시키는 거지. 왜 불안하니까. 너희들도 기자들이니까 예 예, 그러지만 말고 아니다 싶으면 들이박아. 까도 까도 뭔지 모르는 다마내기(양파) 국장 아니냐. 할말은 하고.”

중앙일보 소식통에 따르면 노세희는 입사 동기들보다 서너살 많은 늦깍기로 기자생활을 시작한 탓인지 회사내에서 좌충우돌했다. 사수역할을 할 선배들은 나이가 엇비슷한 신입을 부담스러워 했고, 동기들과는 형님노릇을 자처하는 탓에 컽돌았다. 그래서 근무시간이 끝나면 후배들을 술 사준다며 억지로 회식자리로 불러내는 게 그의 특기였다. 잦은 회식비는 박봉의 기자 월급으로 해결이 되지 않았다. 특집기사를 쓰겠다는 구실로 촌지를 받거나, 후배들을 불러낸 회식 자리가 끝날 때쯤 취재원에게 전화해 술값 대납을 시키는 일은 비일비재했기에 여러차례 회사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회식자리에서 술이 꽤 취한채 목소리를 높이던 노세희 기자의 ‘회사 뒷까기’는 끝이 없었다. 후배들은 빨리 마치기를 바라며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런 사실은 바로 당시 K편집국장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평소 단둘이 저녁을 먹을 때나 편집국에선 “국장님, 국장님” 머리를 조아리며 그렇게 깍듯이 대하던 노세희가 아니었다. 노 기자가 취재원의 촌지를 받는다는 소식을 자주 듣고 주의를 줬지만 ‘박봉에 그럴 수 있지’라며 넘어가던 K국장이었다. 그런데 가뜩이나 종이신문의 부수가 줄고 매출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직원 구조조정안을 내라고 관리국에서 연일 압박을 받아왔지만 가능한 인력을 줄이지 않고 버텨왔던 K국장이었다. 하지만 이날 회사의 허리역할을 해야할 중간간부가 후배들을 선동해 국장과 회사 비난에 열올리는 것은 분명한 해사(害社) 행위였다.

‘경제부에 보냈더니 취재원에게 잔돈 뽑아 후배들과 술처먹는구나’

노 기자는 주요 취재원 만날 저녁시간에 반골세력을 모아 ‘뒷다마’를 하는 생활이 누적되었다. 다음날 회의시간에는 제대로 된 기사거리를 내놓을 밖에 없어 질책을 받는 쳇바퀴 생활이 반복됐다. 정기인사 부국장 승진 대상에서 노세희는 빠졌다.  

여러차례 촌지 사건과 불성실한 근무를 했던 노세희의 평가가 좋을리가 없었다.

승진에서 누락되자 노세희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가진 기자들을 규합해 반골세력으로 확대되었다. 특히 같이 부국장 승진서 물먹은 모 경제부장과 어울리며 밤이면 1차 회식, 2차 술집을 돌았다.

후배들을 불러내어 술을 먹이며 밤새 회사 욕을 하면서 불평불만을 쏟아냈다.  

그러다 LA한인사회에 충격을 준 사건이 발생했다. 고 박인택 중앙일보 사장의 자살사건이었다. 갑작스런 박 사장의 자살 사건에 LA한인사회와 언론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한국 중앙일보가 박사장에 대한 내부감사에 착수했다는 비공식적인 얘기들이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였다. 한국 감사팀 파견은 LA서 쏟아지는 투서들 때문이었다. 불공정한 인사전횡, 광고국 횡령건, 과도한 라디오 확장사업 등을 조사해 달라는 투서가 쏟아지자 본사에서 내부감사팀이 파견되었다. 한국에서 온 젊은 혈기왕성한 감사직원들이 예의없이 박인택 사장을 취조식의 탐문조사는 자존심 강한 박사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박 사장은 평소 열정적으로 불도저같은 리더십으로 인해 회사내 충성파들이 많았다. 박 사장을 따르는 라인에서는 정보가 나오지 않자 감사팀은 전략을 바꾸었다.

회사에서 컽돌던 노세희를 포함한 반골 그룹을 따로 만나 박 사장의 비리를 조사한 것이다.

박 사장이 한국서 완공된 콘도분양권을 상납건과 편집국 인사전횡, 광고국 횡령에 대한 의도적인 묵인과 상납 등 구체적인 사례와 정황에 대한 증언과 자료를 받았다. 박 사장은 근거없는 내부 밀고자의 불평불만과 허위사실이 그대로 전달되자 허탈해 했다. 한국일보에서 밀리던 중앙일보를 LA에서 추진력으로 성장시킨 공에 대한 평가없이, 회사 주변을 컽돌던 비주류의 일방적인 밀고를 바탕으로 징계가 추진될 경우 그동안 쌓아왔던 본인의 명예, 또 가족에게까지 경제적 피해가 미칠 것을 우려했다.

한국 감사팀의 내부감사가 끝난 직후 박 사장은 자택에서 자살한 채로 발견됐다.

LA중앙일보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

한국에서 새로 지사장이 파견됐다. 본인의 철학을 공유하는 편집, 광고 라인으로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특히 박사장의 자살사건으로 어수선했던 중앙일보를 쇄신해야 하는 책임을 맡았다. 하지만 반골세력을 주도했던 노세희는 회사로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시계였다. 그는 신임 사장이 진행하는 해고 명단에 올랐고, 하루아침에 무직자가 되었다. 그와 어울리며 밤새 회사욕을 하고 다녔던 반골기자들도 다수 포함됐다.

회사에서 잘린 노세희는 같이 해고된 동료기자를 규합했다.

“이대로 떨려날 순 없잖아. 뭐라도 챙겨야지. 부당해고건으로 소송하면 잘 하면 수백만불 배상 받는 케이스도 있잖아. 각자 몇십만불 정도는 챙겨야 스몰 비즈니스라도 하나 할 수 있잖아.”

그래도 10여년 청춘을 보냈던 곳인데, 마지막을 소송으로 끝낼 순 없지 않느냐는 해고 기자의 말에 노세희는 특유의 논조로 대응했다. 

“우리가 소송을 해서 회사가 막대한 손해를 봐야 정신차리지. 특히 한국에서 파견나온 지사장들은 여기 엘에이를 어떻게 알아. 개뿔, 한국에서 했던 것 생각하고 일처리할 건데, 미국 캘리포니아 노동법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야줘야 해. 같이 뭉쳐야 하고 개별로 행동해서는 절대 안돼.”

LA서 언론사 상대로 한 기자들의 첫 단체소송은 이렇게 시작됐다.

노세희 기자는 조직불화와 불성실한 근무태도로 중앙일보에서 해고되자 해고자를 규합해 회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사진은 LA중앙일보 본사. 

노세희의 제안에 설득된 해고자들은 중앙일보가 개별적으로 합의제의가 와도 응하지 말고, 회유되지 말고 끝까지 싸우자며 결의했다. 이렇게 수년에 걸친 소송에 중앙일보는 노동법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고도 종업원 손을 들어주는 가주 노동법상 귀책사유가 많아 회사가 이길 수 없는 재판이었다. 다만 배상액은 해고자들의 예상과 달리, 변호사비를 제외하고선 초라한 수준이었다.

노세희는 소송 와중에도 후배기자들을 수시로 만나 회사의 소송대응을 파악했고 외부에 안좋은 회사 정보를 흘리며 내부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에 앞장섰다. 의도적이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평소 술을 마시면 떠벌이가 되는 습관 때문에 기인하는 면도 많았다고 한다.

단체소송자 중에는 비즈니스를 새로 시작해, 중앙일보 상대로 소송을 하지 않았더라면 회사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소송자로 낙인찍혀 광고 베네핏도 전혀 받지 못해 두고두고 후회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그러다 사장이 바뀌었다. 노세희는 신임사장이 된 선배를 통해 복직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앙일보 경영진은 노세희의 처세와 이간질에 혀를 내둘렀다. 모두들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음흉한 웃음을 짓는 인간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한국 대기업 출신인 관리상무는 단칼에 반대했다.

“한번 뒤를 깐 인간은 절대로 바뀌지 않습니다. 나중에 또, 뒤를 깝니다”라고.

대기업에서 수많은 인재채용을 해온 관리상무의 단호한 입장표명에 로컬 출신의 신임사장도 더이상 밀어붙일 수 없었다. 

노세희의 주변 취재에 응한 지인들은 ‘사람은 참 좋은데 술만 마시면 말이 많아지고 정보가 많이 세는 편’이라며 습관적 음주의 기벽으로 돌렸다.

노세희가 가장 먼저 기자에 취업하자마자 한 일은 그가 근무했던 보험회사를 인터뷰해서 한국일보에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10년 밑바닥 생활을 한 그는 기사 가치를 떠나 사익이 우선이다는 걸 깨달아서 였을 것이다. 그러다 한번도 사건기자를 담당한 적 없는 기자가 이번엔 사회부로 자리를 옮겨 전방 공격수를 자임한 것도 무리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들어 노세희 기자가 중앙일보 출신의 전직 선후배들과 만나 회동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그가 자리한 술자리에서도 한국일보 장재민 회장이 부동산으로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 아느냐, 한미박물관 사업도 빨리 진행할거다 등의 과시성이지만 다소 민감한 정보들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기자는 중앙일보나 타사로부터 정보를 빼낸다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적당히 한국일보의 내부정보를 던진다는 말도 나오지만 아직 확증하기는 어려운 단계다. 이 때문에 타사 언론매체에서는 중앙일보에서 한국일보로 전향한 노세희 기자를 보며 이중첩자 ‘X맨’을 떠올리는 이들도 꽤 있다.

10년전 중앙일보 해고된 복수전이 전개될지, 한국일보가 선택한 ‘재활용 카드’가 자충수가 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제임스 유 기자

사기코인거래소 ‘브이글로벌’, LA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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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규모 2조원대 5만명 중 LA, 애틀란타 포함 3천여명 피눈물

2조원대, 5만여명 사기 피해를 일으킨 가상화폐 거래소 ‘브이글로벌’의 피해가 LA, 뉴욕, 애틀란타, 버지니아 등에서도 3천여명의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3일 한국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를 받은 브이글로벌 대표 이모씨의 상고를 전날 기각하고 징역25년형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운영진 3명은 징역 4∼14년씩을 확정받았다. 이씨 등은 자신들이 만든 가상화폐 ‘브이캐시’에 투자하면 300% 수익을 보장하겠다거나 다른 회원을 유치하면 소개비를 주겠다고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끌어다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이들이 2020년 7월부터 2021년 4월까지 회원 5만여명에게서 받아 챙긴 돈은 약 2조8천억원으로 조사됐으며, 이중에는 LA, 뉴욕, 애틀란타 등 미국에서 참가한 피해자도 3천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같은 대법원의 확정판결에도 불구하며 미주 한인 피해자들은 실질적인 보상안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가상화폐거래소 ‘브이글로벌’은 전현적인 폰지사기였다. 일부 투자자에겐 수익이라며 돈을 주기도 했지만 나중에 가입한 회원의 투자금을 먼저 가입한 회원에게 지급하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수법이었다.

‘코인 광풍’이 불던 2021년 5월,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서울 논현동의 가상화폐거래소 ‘브이글로벌’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 수사로 드러난 브이글로벌의 사기 행각은 기존 가상화폐 사건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대표 이모(31)씨 등이 다단계 방식으로 편취한 투자금만 2조2,000억 원대에 달했고 피해자들은 5만2,8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누구든지 대표님과 한 번만 미팅해보면 1억, 2억을 베팅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분의 배경과 천재성 때문에.”

브이글로벌 투자설명회에 섰던 강사의 설명이다.

이씨는 지난달 1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5년을 확정받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운영진 3명에게는 징역 4~14년이 확정됐다. 범행 규모나 주범들의 형량을 보면 역대 최대 코인 사기로 꼽히지만, ‘거창한 평가’가 무색할 만큼 범행 수법은 매우 단순했다. 구체적인 사업 모델도 없이 “600만 원짜리 계좌를 개설할 때마다 수익금을 3배로 돌려준다”는 약속이었다. 5만 명 넘는 피해자들이 이런 허황된 약속을 믿고 노후자금을 털어 바친 이유는 무엇일까.

수익 모델 하나 없이 ‘3배 보장’… 왜 믿었나

브이글로벌은 그럴듯한 가상화폐 거래소의 외형을 갖추고 있었다. ‘브이캐시’라는 코인을 발행해 피해자들이 600만 원을 입금하면, 그 대가로 1800만 브이캐시를 배당했고, 상당 기간 거래소에선 반복적인 매도·매수 작업을 통해 ‘1브이캐시=1원’의 균형을 유지시켰다. 원화로의 환전도 사업 초기 몇 달 동안은 원활하게 진행돼, 처음엔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수억 원대 이득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추가 투자금을 받는 것 말고는 마땅한 수익 창출 전략이 없었기에, 브이글로벌에 ‘돌려막기’ 의심이 따라붙는 것은 당연했다. 업체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2020년 7월부터 테헤란로 일대 사무실과 호텔, 관광버스와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중장년층을 상대로 수차례 설명회를 열었다. 이들은 브이글로벌이 ①특정금융거래정보법 시행을 대비해 회원을 모으는 단계이며 ②사업성을 알아본 재벌가 주주들이 이미 수천억 원을 투자했고 ③은행에 원금 전액이 예치돼 있기에 일반 투자자들은 안전하다고 투자자들을 속였다.

브이글로벌은 공신력 있는 기관을 내세우기도 했다. “한국은행 및 유명 통신사와 함께 전자지갑 구축 업무협약을 맺었고, 신탁계약을 맺은 은행에서 일주일에 두 번 실사를 나온다”고 거짓말을 했다. 문의전화 몇 통이면 간단히 드러날 거짓이었지만, “이미 큰돈을 번 투자자들이 있다”는 소문이 진실을 가려버렸다. 피해자들을 대리한 법무법인 대건 한상준 변호사는 “많은 투자자들이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나도 좋은 타이밍에 이득 보고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란 믿음에 매몰됐다”고 말했다. 

다단계 수당에 공범화… 30대 대표는 신처럼 

브이글로벌의 핵심 운영진 대다수는 가상화폐가 아닌 다단계 전문가였다. 다단계 사기로 형사처벌 전력까지 있던 이들은 브이글로벌 사업 구상에도 철저한 피라미드 직급구조를 적용했다. 투자자를 ‘VIP → 매니저 → 코치 → 마스터 → 슈퍼바이저 → 디렉터 → CEO → 체어맨’이라는 여덟 등급으로 구분한 뒤, 하위 투자자를 모집할 때마다 투자금의 20%인 120만 브이캐시를 추천수당으로 줬다. 이외에도 후원수당, 추천매칭수당 등 다양한 종류의 인센티브를 부여해 투자자들을 사업 운영의 일원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다단계 조직 특유의 보상구조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상위 직급을 동경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최상위 3개 직급자를 ‘리더스클럽’이라고 칭하면서 총매출의 1%를 수당으로 지급했고, 승격할 경우 등급별로 50만~1억 브이캐시를 성취금으로 뿌렸다. 본사 3층에는 상위 투자자들만 쓰는 사무실을 둔 채 지하 강연실이나 호텔에서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다. 행사 때마다 영어로 사업을 소개하고 자체 통역하는 등 동경심을 갖도록 ‘허술하게나마’ 위화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설명회는 브이글로벌의 모순된 사업구조를 정당화하는 자리였고 ‘대표 이씨의 영향력’을 회원들에게 세뇌하는 통로로 쓰였다. 2021년 2월 청주 강연에서 한 ‘디렉터’는 “대형 거래소가 엄청난 정보력을 통해 이 대표를 알아보고 우리를 택했다. 수당 지급도 이 대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모든 것은 이 대표의 뒷배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씨가 삼성가 손자라는 헛소문도 돌았다. 한상준 변호사는 “상위 직급자들이 교주처럼 이씨를 추켜세우면서 오히려 사업이 확장된 측면이 있다”며 “처음부터 공모한 축에 속하진 않았더라도 이들 역시 사기에 고의적으로 가담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담자들 여전히 수사 중… 추징은 무산

투자자들에게 ‘베일에 가려진 신’으로 불리던 이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브이글로벌 관련자들의 휴대폰과 컴퓨터를 교체하도록 했고, 직원들에게 각종 계열사를 독립된 회사로 진술하도록 지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재판에선 범행 책임을 전가하려고 다른 구속 피고인에게 접촉을 시도하다가 구치소에 발각되기도 했다. 브이글로벌 사업에 뛰어들기 전에 그는 음지에서 활동하던 트레이더(고객 간의 주식이나 채권 거래를 중개하는 사람)였다고 한다.

이씨를 포함한 운영진 4명이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미주 한인 피해자들은 여전히 “반쪽짜리 응징”이라고 입을 모은다. 투자자 영입을 도맡은 이들 다수가 여전히 기소되지 않았을뿐더러, 1,000억 원대 추징 명령을 내린 1심과 달리 2심과 대법원은 “범죄로 얻은 수익이 기존 자산과 구분되지 않아 추징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A의 한 피해자는 “노인아파트 시니어센터로 찾아온 지인이 투자의 3배를 준다는 말에 속에 은퇴자금으로 쓰려고 모아두었던 5만불을 몽땅 날려 자식 볼 면목이 없다”며 허탈해 했다.

한 변호사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엉킨 다단계 범행에서 계좌에 들어온 금액 출처를 모두 구분하라는 것은 사실상 범죄수익을 환수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이런 판단이 계속 나온다면 형량보다 수익이 중요한 경제사범들이 더욱 활개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