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파워텍 신기석 부장, 회사 따로 차려 하청공사 수주
2018년부터 수백억대 배임, 횡령…미국 중계건 손대다 덜미
“경영진 연루됐거나 조직관리 구멍”…충북 경찰청 내사
코스닥 상장 전력회사의 부장급 직원이 회사 외부에 대리업체를 세워 하청 공사 수주를 따내는 방식으로 지난 7년간 수백억대의 자금을 횡령 및 배임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보성파워텍(006910, 대표 임재황)에서 신에너지 프로젝트 담당한 신기석 부장은 지난 7년간 수십여건의 외부 하청공사를 아내 명의 회사(파워케미컬)와 대리인 내세워 차린 회사(타미 코퍼레이션, 대표 김기철)를 통해 수백억 원대의 공사를 따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공사 수주는 신설 업체의 실적으로 이례적인 것으로 국내 뿐 아니라 주로 해외 프로젝트 (호주, 베트남, 미얀마, 필리핀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수백억원이 넘는 공사비가 이들 회사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수년간의 횡령, 배임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데는 일개 부장급의 일탈이 아니라 회사 대주주들의 개입 및 허가 없이는 어려운 것으로 보고 충북 경찰청이 내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87세의 임도수 보성파워텍 회장은 아직 300만주가 넘는 대주주로 임재황 대표이사를 비롯한 자녀들에게 상속문제로 지나치게 낮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어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 회사의 소액주주 구성은 84%에 달한다. 한편 보성파워텍은 한국전력공사를 주매출처로 송배전 자재 및 발전소, 변전소 철골 등 전력산업에 사용되는 전력 기자재 개발 및 제작, 판매를 주된 사업으로 1994년 코스닥에 상장되었으나, 회사의 업력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주가와 낮은 신용등급(B)로 피해를 입은 소액 주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신기석, 아내와 대리인 명의로 2곳 회사 운영
코스닥 상장사 보성파워텍 신기석 부장은 올해 초 미국 신설 에너지회사에 한국서 대리업체(타미 코퍼레이션)의 김기철을 위장취업시켜 한국과 미국의 절연유 무역거래를 추진했으나, 김기철이 신원조회 과정에서 전과자로 판명나면서 계약후 잠적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다.
타미 코퍼이션은 신기석 부장이 보성 파워텍의 하청을 밀어주기 위해 2017년 김기철 대리인을 내세워 거래하던 회사로 2022년까지 보성파워텍의 다양한 하청공사를 진행했다. 신씨는 보성파워텍의 협력회사에게 압력을 행사해 회사에서 발주한 다른 공사 프로젝트에도 타미 코퍼레이션이 공사를 따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신기석은 타미 코퍼레이션의 매출을 직접 관리하면서도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지분은 5%만 갖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타미 코퍼레이션의 김기철은 문란한 사생활로 2번이상 이혼을 반복했고, 2023년 미국 스탠포드 병원 간호사를 상대로 사기 결혼을 했다가 미국 방문에서 가정폭행 및 약물 복용혐의로 전격 체포, 수감되면서 신기석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그러자 신기석은 타미 코퍼레이션과 별도로 파워케미컬이란 회사를 아내 명의로 설립해, 보성파워텍, 유관 전력회사 및 협력회사의 공사 수주와 대금 결제 목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회사 외부에서 금전적 보상을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서 발견된 횡령 배임사건 단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교도소에서 2년간 수감생활을 하던 김기철이 올해 5월께 출감하자 신기석은 LA 소재의 미국 에너지 회사에 위장취업시켜, 한국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변압기 절연유 등 중계무역을 하기로 계약을 했다. 하지만 이 신원조회 과정에서 김기철은 2건의 중범죄 전과 경력이 발견되자 회사에 연락을 두절하고 잠적했다.
신기석은 미국에서 사업이 여의치 않자 동남아에서 진행되는 보성파워텍 프로젝트를 김기철에게 맡길 목적으로 항공편 등의 도주자금을 지급해 한국으로 불러들였다. 당시 김기철은 미국에서 2년간 실형 복역후 가석방 중이었으며 지난 8월 1일 샌타클라라 팔로알토 법원에 출석해 선고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7월말 한국으로 도주하면서 기소중지된 상태다.
신기석 설립회사, 다른 대기업 협력사로 등록
올해들어 미국의 전력 교체 공사를 위해 LS 일렉과 일진 일렉, 현대 일렉이 많은 변압기 수주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변압기에 들어가는 절연유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고 한국에서 절연유를 넣은 채로 미국 통관 및 안전성 문제로 인해 변압기의 이송이 불가능하다. 절연유는 미국에서 변압기 밸브 등을 최종 조립 후 주입하여야 한다. 한국으로 변압기를 받게 되면 다시 절연유를 가지고 미국으로 나와서 주입을 해야되는 상황이라, 변압기 회사 측에서는 운송비의 부담이 엄청날 수 밖에 없기에 만들어낸 미국의 M 회사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파워케미컬은 LS 일렉에 협력사로 등록이 되어 있으며 절연유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변압기는 보성 파워텍 매출의 6.44% 차지하는 제품군으로 LS 일렉과 일진일렉 회사에 납품하고 있는 제품이다.
거래의 방식은 파워케미컬이 M사에게 발주를 주고 M사가 다시 미국 Cargill(전세계 절연유 주요 생산회사)에 발주를 줘서 미국 내에서 컨트롤하는 한다. 현재 Cargill과 파워케미컬의 결재 조건은 한국에서 제품을 받아서 확인한 뒤 30일 결재 조건이다.
이 계약서에 따르면 미국의 M사는 지난 7월 4일 파워케미컬 신기석 부사장(아내가 대표지만,본인이 직접 사인)과 계약을 맺고 미국 Cargil사의 절연유 (FR3)의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 공급되는 절연유 규모는 총 500만 달러이며 중계 마진료는 15%선인 걸로 알려졌다.
지난 7년간 짜고친 보성파워텍 하청공사
보성파워텍 신기석은 본인이 지분소유한 타미 코퍼레이션을 통해 보성파워텍의 공사 하청 공사를 따낸 것은 다음과 같다.
2018년 7월 보성파워텍 호주 ESS 시스템 설계 컨설팅
같은해 12월 보성파워텍 호주 ESS 프로젝트 컨테이너 설계 및 컨설팅
2019년 8월 필리핀 톤옥 소수력발전 연계형 ESS 배터리 시공
2020년 6월 필리핀 팔라우 MG 프로젝트 ESS Turn key 공사
이뿐만이 아니다.
타미 코퍼레이션은 한전의 송신탑 설립에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한 보성파워텍이 태양광 및 ESS에 진출과 일본, 베트남, 필리핀, 호주 등 해외 사업을 확장하자 빠르게 따라붙으며 신생하청공사 업체로는 도저히 수주가 불가능한 프로젝트를 도맡아 처리했다.
- 타미 코퍼레이션의 공사 수주 실적 (신생업체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공사를 수주한 배경에는 보성파워텍과의 유착관계가 형성돼 있다.)
2017년
8월 삼성 SDC 베트남 신공장 건설 UPS Battery 설치 프로젝트
9월 에이스엔지니어링 All-in-one ESS 개발 컨설팅
2018년
1월 일본 청소기용 5A 배터리 팩 개발
3월 일본 왁싱용 청소기용 1.7kWh급 배터리 모듈 개발
4월 신흥SEC 모듈 케이스 중국 생산화 프로젝트 (원가절감)
7월 보성파워텍 호주 ESS 시스템 설계 컨설팅
9월 경북 성주 벽진태양광 ESS 연계형 E-House 설계 및 시공
11월 서울시청 ESS 배터리 시공
12월 보성파워텍 호주 ESS 프로젝트 컨테이너 설계 및 컨설팅
2019년
1월KT 태양광 연계형 ESS 프로젝트 E-House 설계 및 컨설팅
2월 일본 왁싱용 청소기 0.9kWh급 배터리 모듈 개발
8월 충북 테크노파크 태양광기술센터 20ft ESS 컨테이너 설계 시공
8월 충남 금산 아폴로 태양광 ESS용 E-House 설계 및 컨설팅
8월 필리핀 톤옥 소수력발전 연계형 ESS 배터리 시공
8월 국방과제 태양광 실장용 20ft ESS 컨테이너 설계 프로젝트
10월 한화큐셀 ESS System 기술 컨설팅
10월 전북 무안 태양광 연계형 ESS 배터리 설치 시공 컨설팅
11월 강원도 태백 태양광 연계형 ESS 발전소 E-House, 소방, 전기공사
11월 강원도 홍천 복사골 태양광 발전소 ESS System Turn key 공사
12월 김천 코오롱인더스트리 ESS 24MWh 이전설치 Turn key 공사
12월 청주시청 20ft ESS 컨테이너 설계 및 시공
2020년
4월 춘천 태양광 연계형 ESS 20ft 컨테이너 시스템
5월 베트남 태광 비나 20ft, 40ft PCS 컨테이너 시스템
6월 팔라우 MG 프로젝트 ESS Turn key 공사
이같은 실적은 김기철이 미국 교도소에 중범죄로 수감되면서 파워 케미컬이 활용되었다 (다음편에 파워케미컬 추가 보도)
대주주 묵인 없이 장기 일탈가능(?)
이번 횡령 배임사건은 회사에서 월급은 월급대로 받는 직원이 회사 공사관리 감독의 헛점과 내부 정보를 악용해 아내 명의와 대리인 이름으로 하청공사를 수주하는 질 나쁜 사건이다.
한 증권 전문가는 “최근 해외 원전사업 수주로 수혜주에 해당하는 보성파워텍의 주가가 지나치게 낮은 것은 매출에 비해 낮은 순익과 관리 부재로 보인다”며 “이런 횡령 배임사건이 수년간 자행돼 왔지만 내부에서 발견하지 못한 경영진들의 관리 부재에 기인하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전문가는 “이같인 횡령 배임사건은 직원의 도덕적 해이와 내부 관리 시스템의 허점이 결합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정부가 주가의 코리아디스카운트를 막기위한 자정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부장급 직원의 장기 횡령,배임사건이 수년간 자행된 데는 대주주 경영진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올해 87세인 임도수 회장이 상속을 위해 주가를 지나치게 낮게 유지하고 있다는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있는 가운데, 매출의 일부를 이번 사건처럼 차명으로 관리해 온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속타는 소액주주들…직원 배임은 비자금? 상속 문제?
임도수 보성파워텍 회장 (사진)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사내이사만 맡고 있다.
임도수 회장은 서울 대경상업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전력공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1978년 보성물산을 인수해 보성파워텍으로 사명을 바꿨으며 송배선 자재와 원자력발전소 철골, 총전 철탑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8년 아들 임재황 사장에게 대표이사를 맡긴 뒤 회장으로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임재황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록으로 보고 적극 투자하고 있으나 이번 수백억원대의 횡령 배임사건으로 신사업에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임도수는 2024년 6월말 기준 보성파워텍 주식 307만5778주(6.26%)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부인 방한숙 방림원 원장, 아들 임재황 보성파워텍 사장, 임재평씨도 각각 1.65%, 5.89%, 0.7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4인이 총 14.56%의 지분율로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보성파워텍은 소액주주의 지분율이 84.37%로 매우 높지만 수년간 낮은 주가로 불만이 팽배한 상태다.
이들 소액주주들은 “일개 부장급 직원이 수백억원대 공사비 횡령을 할 동안 임도수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느냐”며 “지금이라도 우리가 행동해야 할 때”라며 행동주의 펀드에게 적극 연락을 취하고 있다.
<2편에서 계속>
제임스 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