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첫 인사 ‘윤라인’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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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특수부공화국’ 시대

법무장관 취임후 ‘검찰 재장악’ 시그널

윤라인 ‘핵심 지방청 4곳’ 등 주요 보직에

친문 검사는 줄줄이 좌천 ‘피의 보복’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예상대로 움직였다. 취임한 직후인 5월 18일, 곧바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에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대거 중용된 가운데, 이성윤서울고검장,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등 문재인 정부 당시 승승장구했던 친문 성향의 검사들은 사실상 ‘나가달라’는 메시지가 담긴 인사 결과표를 받아들게 됐다.


검찰총장 없으니 인사 더 수월하네? 

수사할 사안 많아 인사  커져

주요 보직에 ‘특수통· 라인’ 대거 중용

5월 18일 오후 늦게 발표된 인사는 ‘검찰 장악을 위한 핵심 요직을 바꾸기 위함’이 드러나는 인사였다. 현재 공석인 검찰총장을 대행할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이원석(사법연수원 27기) 제주지검장, 주요 고발 사건을 수사할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송경호 수원고검 검사(사법연수원 29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선후보 관련 사건이 다수 고발된 수원지검장에는 홍승욱 서울고검 검사(사법연수원 28기)를 각각 임명했다.
이 밖에도 검찰 내 인사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사법연수원 28기), 법무부기획조정실장에는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사법연수원 29기)을 각각 배치시켰다. 기존 문재인 정부에서 장악하고 있던 법무부와 검찰 내 주요 보직을 ‘믿을 수 있는 사람’들로 앉힘으로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주도 하에 ‘검찰 재정립’을 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인사다.


A group of people looking at a person in a ch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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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천 성격의 인사를 받아 4월 11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검사장 회의에도 화상연결로 참여했던 이원석 제주지검장. 이제는 공석인 검찰총장을 대신할 대검 차장으로 영전하게 됐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신임 이원석 대검 차장(고검장급)은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장관과 함께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활약한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이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는데, 그런 주요 역할을 맡을 만큼 실력적으로 인정받은 검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역임할 정도로 ‘기수 내 특수통 에이스’로 분류된 그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측근들이 좌천 성격의 인사를 받을 때 제주지검장으로 내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공석인 검찰총장을 대신할 대검 차장으로 영전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역시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장관과 함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검팀, 대법원 사법농단 특별수사팀 등에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등으로 함께했던 송경호 수원고검 검사가 임명됐다. 특수 수사 경험이 많은 그는 수사를 진행할 때 주저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이를 한동훈 장관 등이 높게 샀다는 평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하다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수원고검 검사로 내리 좌천됐지만이번 인사를 통해 검사장 승진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국내 최대 규모 수사청의 장(長)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A person wearing a suit and 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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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장에는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장관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검팀, 대법원 사법농단 특별수사팀 등에서 함께 했던 송경호 수원고검 검사가 임명됐다. 

법무부 검찰국장을 맡게 된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과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 모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시절 각각 보좌했던 대표적인 ‘윤(尹)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이다. 신자용 검찰국장은 한 장관이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 산하 특수1부장으로 일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윤 대통령 등과 호흡을맞추기도 했다. 이미 한 장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청문준비단 총괄팀장을 맡으면서 ‘요직’으로 갈 가능성이 점쳐졌다. 

권순정 신임 법무부 기조실장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형사2부장으로 보좌했고, 총장으로 있을 때는 ‘입’인 대검 대변인으로 일하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과정에서윤석열 당시 총장의 입장을 언론에 잘 전달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밖에도 수원지검장에 임명된 홍승욱 서울고검 검사를 법조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장이 바뀌게 된지방검찰청은 6곳. 이정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먼저 사의를 표해 빈자리였던 서울중앙지검장을 제외하면,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과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 신성식 수원지검장 등은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게됐다. 6곳 가운데 대구지검장과 제주지검장은 기존 검사장이 고검장급으로 영전하면서 공석이 됐고 이를 채우기위한 인사 성격이 짙다.
때문에 법조계는 4곳의 핵심 지방검찰청의 인사가 이번 인사의 핵심 메시지라고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승승장구했던 검사들에게 사실상 ‘나가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추진력 있게 수사할 사람’을 앉혔기 때문이다. 특히 ‘수원지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이 지배적인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선 후보 관련 사건들이 다수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 소식에 정통한 한 검사는 “위에서 ‘수사할 사안이 많고, 중요한 사건들을 다룰 지방청은 다 바뀌어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인사 폭이 커졌다고 들었다”며 “고검 검사로 좌천돼 있던 홍승욱 검사를 수원지검장에 발탁한 것도 ‘원칙대로 수사할 검사’라는 이유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남부지검장에 임명된 양석조 대전고검 인권보호관이나, 서울서부지검장에 임명된 한석리 법무연수원진천본원 총괄교수 등은 모두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인 동시에 ‘원칙대로 수사하기로 정평이 난 검사’들이기도 하다.

#친문 대표 검사 이성윤도 좌천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존재감이 두드러졌던 이성윤 서울고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옮기게 됐다. 이뿐만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불편한 모습을 연출했던 이들도 대거 좌천 성격의 인사표를 받아들게 됐다.

이성윤 서울고검장 외에 이정현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받았는데 이들은 한 장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던 채널A 사건에 관여한 인물들이다. 당시 이 고검장은 채널A 사건에 연루된 다른 인물들보다 이동재 전 기자와 한 장관 등을 수사하도록 관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정현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의 경우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로 수사 전반을 지휘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3차장검사, 4차장검사를 맡고 있는 박영진, 박기동, 고형곤 검사 모두 각각 의정부지검 중경단 부장, 원주지청장, 포항지청장 등으로 임명됐다. 법무연수원에 비해 나을 수는 있지만, 요직에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좌천’이라고 해석될 수밖에 없는 인사다. 법무부 검찰과장이었던 주민철 검사는 인천지검 형사1부장으로, 감찰 파트에서 근무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판했던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대구지검 중경단 부장으로 각각 발령이 났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이번 인사는 한동훈 장관이 문재인 정부 시절 좌천돼 법무연수원에 있으면서 어떻게 검찰을 다시 정상화할지, 그 첫 수를 인사로 보여준 것”이라며 “아직 검찰총장 인사와 그 후에 이뤄질 차장, 부장검사급 인사가 남아있지만 남은 인사에서도 ‘쳐낼 사람과 중용할 사람’을 확실하게 구분해서 보여주는 강력한 인사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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