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홀대에 한인민심 퉁퉁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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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류시장바라기 농심

라면공장 바로 옆인데

미국 신라면값 한국보다 비싸

미주 한인들은 마켓에 가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한국에서 오는 다른 식료품이나 스낵 가격은 착한데, 미국공장에서 생산된다는 신라면 가격이 한국에 비해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한국서 온 친지나 친구들이 한봉지에 700원 하는 신라면이 미국 한인마켓에선 1불이 넘게 팔리는 것에 놀란다. 온라인에서도 4개들이가 6달러 정도이다. 요즘처럼 원화 환율이 업치락하는 시기에는 한봉지에 무려 1500원 정도 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지난 5월초에 한국서 신동원 농심회장이 와서 랜초쿠카몽가 제2공장 신축 그랜드오프닝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미주 한인들이 자부심을 같이 느낄 정도로 체감되지 않고 있다. 미국서 악착같이 챙긴 수익을 농심가 3세들이 지분 늘리도록 배당금에 쓰고 내부 자회사 거래에 더 골몰하고 있다는 본지 보도에 씁쓸함을 느끼고 있다. 

미국 벌어들인 매출은 농심 회장가 고스란히 배당금 지급

장남 신상렬은 20대 학생시절부터 농심홀딩스 지분인수

이사 대부분 배당금 받아 주식 취득…친인척 내부거래 활발

농심의 DNA는 위기 땐 고개 숙이고, 잘 나갈 땐 뒤도 안돌아본다. 

1978년 사명을 바꾼 농심은 한국 라면의 원조기업 삼양과 라이벌구도를 형성하기는 했지만 1980년대 초반까지는 삼양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 신춘호 회장은  1982년 4월 경기 안성에 준공한 수프 공장을 세웠다. 신 회장이 유난히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성을 꿰뚫어 보고 당시 농심 자본금의 갑절이 넘는 40억원을 안성공장에투입했었다. 안성공장 준공 후 농심은 히트상품인 너구리, 육개장 사발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회사 창립 20년 만인 1985년 드디어 삼양을 제치고 라면업계 1위에 올랐다. 1986년에는 라면계의 스테디셀러인 신라면을 선보이며 독주체제를 굳혔다. 

현재 농심은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를 비롯해 (주)농심, 메가마트, 태경농산 등 해외 계열사까지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 신춘호 회장은 200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일찍감치 장남 신동원에게 주력사 지분을 몰아주며 경영권을 이양했다. 장남 신동원씨가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 차남 신동윤씨가 율촌화학 부회장, 삼남 신동익씨가 메가마트 부회장으로 선임했고, 지난해 신춘호 회장이 사망하자 신동원 부회장이 회장직에 취임했다. 율촌화학은 당시에도 농심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고 아직도 자유롭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시절 내부거래의혹에 시달려온 농심기획과 쓰리에스포유를 잇따라 정리했지만 율촌화학과 관련해서는 얼렁뚱땅 정권의 눈치를 피해 지속해 왔다.  율촌화학은 매출 5000억원대의 알짜 계열사였고 여전히 농심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작고한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2008년 ‘쥐머리 새우깡’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자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특히 자녀들도 적어도 당분간 경영에 관여하기보다는 대주주 역할에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을 농심 회장으로 영입했지만 결국 눈가리고 아웅하는 시늉이었다. 실적이 개선되자 신동원 부회장의 지분을 계속 늘려오다 후계구도로 안착시켰다. 

2021년 7월에는 신동원 부회장을 회장으로 나섰다. 소유와 경영은 분리하겠다는 한국에서 예전의 언론보도는 모두 내리게 한 탓인지 찾아보기 어려웠다. 

‘우리 아들이나 가족만큼은 경영 전면에 내세우겠’던 신춘호 회장의 말은 깡그리 잊혀진채 말이다. 

율촌화학은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의 자회사로 라면, 스낵류 등과 관련한 각종 포장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2008년부터 신동윤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 1973년 대경인쇄로 설립돼 농심의 식품 포장지를 공급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삼아 성장했고 1988년 지금의 상호로 변경한 뒤 같은 해 상장됐다.

현재 사업부는 연포장, 필름, 소재, 골판지 4개로 나뉜다. 이 가운데 플라스틱 필름을 가공해 식품·생활용품·산업용 포장지 등을 제조하는 연포장 사업부, 폴리프로필렌(PP)을 원료로 식품·문구·섬유 등의 제품 포장재를 생산하는 필름 사업부, 라면·스낵 상자를 생산하는 골판지 사업부 등 3개 사업부는 농심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포장재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라면, 스낵 등에 사용되는 포장재와 골판지(상자)를 율촌화학에서  거의 100% 납품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름 역시 폴리프로필렌(PP) 수축필름 생산량 대부분이 농심에 공급되고 BOPP필름과 CPP필름 일부는 연포장 원재료로 쓰인다. 소재를 제외한 율촌화학 3개 사업부는 농심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셈이다.

농심 계열사에서 절반가량이 나오는 율촌화학의 매출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3427억원이었던 매출은 농심그룹의 성장에 올라타며 2021년 5387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율촌화학 최대주주등 주식소유현황(2022.3)
성명성별국내외 구분겸직내용종류주식증권예탁증권
주식수주식수비율주식수비율  
(주)농심홀딩스108-81-61052해당없음본인7,921,70031.94
신동윤580109친인척발행회사 임원4,802,45019.36
김낙양320929친인척1,140,1504.6
김희선601029친인척102,8700.41
신시열900810친인척발행회사 임원1,151,1754.64
신은선881221친인척계열사임원6,4650.03
신윤경680107친인척500,0002.02

율촌화학의 최근 2년간 배당 내역을 살펴보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매해 124억원을 현금배당했다. 배당성향은 200년 61.5%%, 2021년 146%로 나타났다. 상장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인 20%보다 3~7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의 비율로 배당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문제는 이러한 높은 배당금이 지분의 대부분을 갖고 있는 오너일가의 호주머니 속으로 고스란히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라면 선호하는 한인 커뮤니티•인플루언서 

미국내  K-food ‘라면 전도사’ 핵심 선도층

집토끼’ 한인 커뮤니티 홀대땐 불매운동도 

초기 1위 삼양라면 ‘우지파동’ 패망 교훈삼아야

농심 ‘신라면’은 지난해 3분기까지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며 농심그룹이 상당히 고무적인 입장이다. ‘신라면’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선 것은 1986년 출시 이래 처음이다.

농심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 ‘신라면’이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린 데 대해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농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971년부터 미국 LA 지역에 라면을 수출하며 해외시장에서 발을 넓혀오던 농심은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들고 나가 정면승부 했다.

농심은 특히, 1996년 중국 상해공장을 시작으로 중국 청도공장(1998년), 중국 심양공장(2000년), 미국 LA공장(2005년)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했고, 농심재팬(2002년)과 농심호주(2014년), 농심베트남(2018년), 농심캐나다(2020년) 등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춤으로써 현지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신라면’은 2014년 이후 수 차례 중국 인민일보 인민망이 선정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 명품’으로 선정됐고, 2017년에는 한국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4000여 전 점포에 입점하는 세계 100여 개국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식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외식보다 내식을 선호하는 ‘홈쿡(Home cook)’ 트렌드가 번졌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신라면’이 주목을 끌며, 뉴욕타임즈를 비롯해 다양한 매체에서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꼽히기로 했다.

농심은 이러한 여세를 몰아 올해는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광고와 홍보활동을 펼치며, 성장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미국에서 선보인 애니메이션 광고 ‘신라면의 맛있는 본능(Instinct of Delicious – Shin Ramyun)’은 유튜브 조회수가 1400만 건에 달하고 있으며, 캐나다에서는 버스와 노면전차 광고를 했다. 

또, 코로나19 확산과 도시 봉쇄로 현지 식품업체의 공급이 어려워진 아시아 국가에서는 인플루언서, 셰프와 함께 ‘신라면’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SNS에서 알리며 판매를 확대했다.

농심은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 4월부터 미국 제2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멕시코와 남미 지역까지 공급량을 늘려 더 큰 폭의 성장을 이룬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A한인회 및 상의 관계자는 “신라면의 맛과 품질이 미국에서 인정받고 중남미와 캐나다까지 확장되는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이런 움직임에 한인들도 동참하고 싶지만 신동엽 미주법인장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라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농심의 케빈 장 언론 담당자에게 법인장 미팅이나 인터뷰 요청을 하면 늘 돌아오는 말이 ‘신동엽 법인장님은 출장중이거나 출타 중’이라는 대답만 돌아오고, 메시지를 남겨도 받을 수가 없다.   

농심이 미주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한다면 큰 둑이 조그만 구멍에 의해 무너지듯 한인들이 더이상 선호하지 않는 라면브랜드가 될 수 있다. 마치 ‘우지파동’으로 한국라면 역사상 ‘부동의 1위’를 달렸던 삼양라면이 한방에 무너졌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를 무시한 사소한 행위가 때론 불매운동 같은 큰 사건을 부르는 시발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이 대표적인 경우다. 

다음호에선 농심가 3세들의 경영체제 행보를 다뤄보기로 한다. 신동원 회장의 장남 상렬 등 20대 학생시절부터 농심홀딩스 주식을 챙겨주며 총수일가 내부거래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상황을 살펴본다. 

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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